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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사람] 낙태죄 논란
박영식 변호사  |  webmaster@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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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5  13: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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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의 한 병원에 대한 낙태죄 수사와 관련한 논란이 뜨겁다. 낙태시술을 비롯한 원장의 범죄의심행위가 적시된 진정이 수사의 단서가 되었다고 한다.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청구가 기각되자 우회적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영장을 발급받아 일정기간 위 병원 산부인과 진료내역을 확인하고 24명의 여성환자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는 것이다.

해당 여성은 물론이고 여성단체들의 항의가 거세다. 낙태죄가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정족수(헌법재판관 9인 중 6인의 찬성)를 채우지 못해 여러 차례 합헌결정이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 다시금 위헌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아직은 합헌이나 그 폐지에 관한 국민의 여론이 높고 실제 형사처벌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형법상 낙태죄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되었다.

2012년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이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하루 평균 3,000건 이상 낙태시술이 행해짐에도 낙태죄로 기소되는 경우는 1년에 10건 이내에 불과하고 실형을 선고하는 예는 거의 없다. 낙태가 허용되는 유일한 예외는 모자보건법에서 유전적 장애, 전염성 질환, 강간 등에 의한 임신, 혈족・인척간의 임신, 산모의 건강을 해할 우려 등이 있는 경우에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에 한정하고 있다.

낙태죄의 위헌성 문제는 임부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충돌하는 지점에 있다. 합헌의견은 태아는 그 자체로 모와 별개의 생명체로서 생명권이 인정되는 것이지,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낙태 허용의 판단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고,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만 가한다면 낙태가 더욱 만연하게 되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대의견은, 국가의 태아에 대한 보호의무 속에는 여성이 임신 중 또는 출산 후 겪게 되는 어려움을 도와주는 것까지 포함되고, 국가가 생명을 보호하는 입법적 조치를 취함에 있어 인간생명의 발달단계에 따라 그 보호정도나 보호수단을 달리할 수 있는 것이어서 태아의 독자적 생존능력이 인정되는 임신 24주 이후에는 임부의 낙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적,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고, 형법상 낙태죄 규정이 현재는 거의 사문화되어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은 더 이상 낙태죄 조항을 통하여 달성될 것으로 보기 어려운 반면, 낙태죄 조항으로 제한되는 임부의 자기결정권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어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낙태죄가 비록 사문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합헌이고 형법 속에 엄연히 존재하는 범죄인 이상, 진정, 고발 등의 수사의 단서를 접한 수사기관으로서는 조사하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 조사 이후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불기소처분을 하더라도 아예 조사조차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현실과 괴리된 법은 국민의 여론수렴을 통해 입법기관인 국회가 나서서 법을 개정하여야 할 일이지만, ‘국민 모두’를 대변하려는 지나치게 득표를 의식한 행위로 인해 매사 주저하는 국회를 대신하여, 헌법재판소가 신속하게 현실을 반영하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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