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제와 보조사업자 선정·집행과정 의혹
의회 “시 감사 결과 부실하면 감사원 감사 요청”

▲ 사천시의회 청사 전경.

사천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서 각종 의혹이 제기된 농촌진흥청 6차산업 수익모델시범사업과 관련해 사천시에 감사를 요청했다. 시의회는 시의 자체 감사 결과가 부실할 경우 감사원 감사 등 상급기관 감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는 지난 15일 제226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사천시 6차산업 수익모델시범사업 관련 감사 의뢰안’을 통과시켰다.

시의회 건설항공위원회는 “사천시 6차산업 수익모델시범사업(새싹삼 생산 및 가공·유통 개선사업)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한 결과, 사업주제와 보조사업자 선정, 사업비 집행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추가 감사가 필요하다”며, “이 과정에서 공무원과 보조사업자, 거래업체, 기타 관련인 사이에 보조금을 부정 수급하기 위한 모의나 부정한 돈 거래가 있는 것으로 의심될 경우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6차산업 수익모델시범사업은 1차산업인 농업을 2·3차산업과 연결시켜 다수의 참여자들이 함께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계획된 사업”이라며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공공성이 확보돼야 함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촌진흥청은 특별히 ‘1개 경영체에 자산증식 형태로 사업이 계획된 경우’나 ‘공동사업이 개인의 자산으로 사유화될 수 있는 여지가 보이는 경우’에는 아예 사업 참여가 불가하다고 못을 박고 있다”며 “그럼에도 1인 기업인 A사의 사업신청을 위해 산애삼영농조합법인을 급조해 만들고, 그 법인의 지분 48%를 지닌 채 해당 지원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된 뒤 사업진행 3년째를 보내는 지금 사실상 ‘보조금의 사유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의회는 “사업신청 당시 실제로 새싹삼 농사를 짓던 일부 농민들은 산애삼영농조합법인에서 배제된 채 경쟁력을 잃고 생산을 포기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며 “시의회 건설항공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고 또 일어났는지 짚으려 했으나 제한된 시간, 집행부의 부실보고와 회피, 민간 사업자에 대한 조사권 한계 등으로 이를 다 밝히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시의회 6차산업 ‘새싹삼’ 관련 의혹은 무엇?

사천시의회는 감사 의뢰의 근거로 △6차산업 수익모델시범사업의 ‘새싹삼’ 주제 선정의 문제 △보조사업자 선정의 부적정성 △사업 집행 과정의 문제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시의회는 “사천시의 경우 새싹삼 재배 역사가 짧고 시범사업 신청 당시 재배농가가 5농가에 그칠 만큼 소규모 임에도 마치 사천시가 새싹삼 국내 최대 생산지인 것처럼 포장하여 사업 주제 선정했다”며 “이 과정에서 A사 간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A사는 2012년 진주에서 설립 이후, 2013년 12월 사천시 곤명면으로 이전했고, 2014년 2월 지역특성화시범사업(힐링 새싹삼 사계절 생산) 명목으로 도·시비 8000만 원을 지원받은 바 있다.

또한 시의회는 “A사가 사업 신청을 위해 산애삼영농조합법인을 사실상 주도했고, 2015년 2월 이 법인과 함께 보조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이 영농법인은 A사 대표를 포함해 5인(모두 임원)에게 99% 지분이 있고, 일부 이사와 감사의 경우 법인 운영에 아무런 참여나 관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단순 A사의 들러리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법인의 25% 지분을 가졌던 한 임원은 당시 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의 부인으로 사업 참여자체가 부적절했다”며 “이는 사업자 선정 당시부터 확인된 것이었고, 보조사업 취지에도 어긋난 것을 알고도 미래농업과에서는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의회는 “사업자 선정 후 A사가 산애삼영농조합법인의 조합원으로 들어가긴 했으나 A사 대표와 영농조합법인 대표를 겸임해, 이 두 법인의 사업이 겹치거나 구분이 모호하여 특정 기업의 사업에 보조금이 투입되는 셈”이라고 질타했다. 시의회는 보조금으로 개발한 브랜드를 A사 자체 상표로 이용하는 등 보조금이 개인사업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회 측은 “상품과 디자인 개발, 포장지 개발, 홈페이지 제작과 각종 광고 등을 수의계약이 가능한 2000만 원 사업비로 쪼개 분리 발주하였는데, 가격과 품질 등 여러 면에서 적절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아가 시의회는 “6차 산업 수익모델시범사업을 통해 개발한 각종 새싹삼 활용 제품(기능성 음료, 각종 화장품)과 포장 디자인의 경우 타 기관의 보조금사업에서도 유사한 사업비 지원을 받은 바 있어 중복 지원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시의회는 “결론적으로 10억 원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6차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함으로써 사업 취지를 무색케 했다”며 “새싹삼 재배에 참여하는 농민이 거의 없고, 새싹삼을 활용한 개발 제품 역시 생산되지 않거나 타 지역업체에 주문생산 하고 있어 지역민 일자리 창출 부족하며, 체험과 관광 등 서비스업 분야로 영역 확대 계획도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사천시농업기술센터 측은 “지난 2월 이미 시 자체 감사를 받은 바 있다”며 “일부 문제점 있는 부분은 보완해 사업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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