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마음아 안녕>

▲ 「마음아 안녕」/ 최숙희 지음 / 책읽는 곰 / 2018

보라색 날개를 단 여자아이가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색채로 눈길을 끄는 예쁜 표지를 넘기면, 그와는 상반되게 새장 속에 들어가 풀죽어있는 아이가 보입니다.

내 주위에는 온통 ‘괴물’ 뿐이라는 첫마디. 괴물이라기엔 어디서 많이 본 모습입니다. 뭐든지 빨리 하라며 다그치는 ‘빨리빨리 괴물’ 은 엄마를, 무슨 말을 해도 잘 듣지도 않고 고개만 까딱거리는 ‘끄덕끄덕 괴물’ 과 그 옆에서 신나게 떠들어 대는 ‘와글와글 괴물’ 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선생님과 친구들을 닮았습니다. 나만 졸졸 쫓아다니며 놀리고 괴롭히는 ‘메롱메롱 괴물’ 과  ‘내꺼내꺼 괴물’ 까지, ‘이건 누구 같다!’ 라고 알만한 괴물 때문에 아이는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주인공은 마음속에 있는 말을 전하지 못해 힘들어 합니다.  ‘말할까? 말하지 말까? 말할까?’ 속으로 망설이다 보니 아이의 몸은 까맣게 변하고, 몸도 마음도 온통 돌덩이처럼 굳어갑니다.

그런 아이에게 갑자기 공이 날아오고, 아이를 둘러싼 딱딱한 껍질이 와장창 깨져버립니다. 아이는 두 손을 쥐고 큰소리로 말합니다. “더는 못 참아!” 라고. 그리고 마음에서 맴돌던 말을 용기 있게 한마디씩 해 보았더니 괴물들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괴물이 사람으로 변한 듯 이제 엄마는 더 이상 빨리 빨리 재촉하지도 않고, 친구와 선생님은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이해해줍니다. 아이는 새로운 친구까지 사귀고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법까지 알아갑니다. 그러고 보니 표지의 모습이 이해가 갑니다. 숨겨놓은 마음을 풀어놓고 새장 속에서 나와 자유롭고 행복한 아이가 되어버린 모습이지요.

마음을 표현하기를 어려워하는 우리 아이에게 얘기해 보세요. 꼭꼭 숨기면 아무도 모르는 내 마음을 한번 얘기해보자고. 그렇다면 책 속 주인공처럼 훨씬 기분이 좋아질 거라고요.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