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년생 김지영」조남주 지음/ 민음사 / 2016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있노라면 지난날의 나의 일기장을 보고 있는 듯 하다. 조남주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차마 말하지 못했던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대변자로서 담담하게 고백하고 있다. 

평범한 대한민국의 30대 여성이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평범한 유년기를 보내고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 중 결혼해 전업주부가 되고, 일상생활에서 겪고 있는 차별과 불평등을 겪어본 여성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한국사회에서 김지영으로 살아가는 일은 당황, 혼란, 좌절, 포기 연속의 삶을 살아간다. 여권신장이 되었다고는 하나 직장을 구하는 일도 남자 우선으로 채용하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봉급의 격차, 업무 중요도에서도 여자라는 이유로 뒤처지게 된다. 

엄마가 되면서 개인적 관계들이 끊어지고 사회로부터 배제돼 가정에 유폐된다고 말하는 지은이처럼 결혼, 임신, 육아를 거치면서 사회, 경력 단절의 수순을 밟아야 하며 가족과 아이들을 매개로 인간관계를 맺어야 한다. 엄마가 아닌 자신을 드러내면 엄마의 자격을 의심받으며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이 여성의 의무가 되어버린다.

남자들 역시 아들 먼저, 남학생 먼저, 남편 먼저 등등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남성우선 사회에서 우리의 딸들, 자매들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평등한 선택과 기회제공를 받을 수 있도록 서로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에게 짐지워져 있는 무게를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다음 세대는 공평한 시대를 살아 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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