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사람] 커지는 사법개혁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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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사람] 커지는 사법개혁 목소리
  • 박영식 변호사
  • 승인 2018.06.11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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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수장이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소식이 연일 주요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청와대 입맛에 맞는 재판과 사법부의 일각에서 원하는 상고법원 설립을 서로 바꾸려했다는 것이다. 상고법원의 설립은 법률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헌법은 사법부에게 법률안 제출권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입법안과 여기에 당시 여당의 지지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대체로 젊은 판사들은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위 의혹에 대한 수사의뢰를 원하고 있지만, 간부급 판사들은 사법부의 독립이 훼손될 우려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대법원이 있는데 상고법원은 또 무엇인가. 직권남용 등의 불법을 감수하고 사법부와 법관의 독립을 훼손하고서라도 추진하려 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하고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되며 그 각 조직은 법률로 정한다(헌법 제101조, 102조). 법률로써 위 각급법원 속에 상고법원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상고법원을 신설하는 것은 대법관의 과중한 업무를 덜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오래전부터 주창되어 왔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을 포함한 14인의 대법관으로 구성되고, 각 대법관을 보조하는 재판연구관으로 지방법원 부장판사 승진을 앞둔 판사 중 우수한 사람으로 선별되는 약 10여명의 일반법관이 있다. 제2심판결에 대한 불복률이 매우 높아 대법원에 최종적인 법률적 판단을 받고자 하는 상고사건은 매우 폭주하는 반면 이를 처리할 대법관의 수는 너무나 적은 것이 문제다. 대법관 1인당 연간 3,000건이 넘는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더욱이 정년은 70세이고 임기는 6년이라 대부분의 대법관은 60대 나이다. 

그래서 소소한 일반사건은 대법원이 아니라 별개의 상고법원에서 처리하고, 대법원은 중요사건, 법령해석의 통일, 판례의 변경이 수반되는 사건 등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처리하는 굵직한 사건만을 다루겠다는 발상이다.
 
항소법원의 보다 내실 있는 재판을 통해 사건당사자의 승복률을 높이고, 대법관 수를 획기적으로 늘여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상고법원이라는 별개의 조직을 만들어 예산을 들이고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편, 대법원 수를 늘이는 것에 가장 반대하는 집단은 바로 대법원이고 대법관들 자신이다. 

수가 많아지면 권위도, 권력도 줄어든다는 생각이 그 기저에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 법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독일의 경우, 128명의 대법관이 12개의 부를 구성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줄어드는 권력이나 낮춰지는 권위에 대한 염려보다는 국민이 대법원에서 재판받을 권리가 보다 확대되고 고령인 대법관의 업무부담 경감과 이를 통한 내실 있는 재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에 관한 보다 폭넓은 공론화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사법부의 개혁을 외치는 각계각층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 변호사 시국선언문 일부를 소개한다. 

‘대법원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하여 스스로 법관과 재판의 독립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사법신뢰를 저버린 정황이 드러났다. 공정하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처리하여야 할 사건의 재판결과를 청와대에 대한 설득과 협상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가졌다는 이유로 법관들의 연구모임을 와해시키려 하고 판사들에 대한 사찰로 볼 만한 활동과 자신의 사법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대한변협에 대한 압박 전략을 논의하기도 하였다. 이번 사태가 국민의 사법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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