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철안 씨 “금권선거 녹취 차 후보 지시…인격적 모멸에 폭로”
검찰서 돌려받은 녹음기‧휴대폰, 당사자 통화 녹취록 제시
차 후보 “신 씨가 당시 먼저 접근…금품 요구 등은 거절”
신 “반박 자료 있어 진위 가리자” 차 “기자회견서 입장 발표”

4년 전 금권선거 제보자로 알려진 신철안 씨가 7일 사천시청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4년 전 지방선거 새누리당 시장후보 금품살포 제보자로 알려졌던 신철안 씨가 지난 7일 사천시청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상돈 후보의 지시로 새누리당 경선불복용 금권선거 녹취파일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계속되면서 6.13 지방선거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기자회견 이후 차 후보 측은 녹취록(녹음 파일) 존재 자체와 당시 도당관계자를 만난 것은 인정하면서도, “먼저 녹취록을 갖고 접근한 것은 신 씨였고, 금품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신 씨는 지난 2014년 5월 11일 경찰에 압수됐다가 돌려받은 녹음기와 휴대폰을 증거로 제시하고, 지방선거 직전과 직후 대화내용이 남긴 일부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차 후보의 해명을 반박했다. 그는 양자대면을 통한 진실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9일 오후 신 씨를 만나 4년 전 금품선거 폭로 과정과 4년이 흐른 현재 기자회견을 연 까닭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4년 전 녹취록 어떻게 작성됐나

신 씨는 지난 지방선거 사천읍 개인택시 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차상돈 새누리당 경선 후보(현 더불어민주당 사천시장 후보)의 선거를 도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신 씨는 2014년 5월 8일 정동면 모 식당에서 열린 새누리당 차상돈 캠프 해단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참석자들 앞에서 차 후보가 ‘정만규 후보가 돈을 뿌렸다는 증거만 있으면 새누리당 경선 결과를 뒤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며 “제가 ‘아는 후배가 돈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더니 차 후보가 녹취를 간곡히 부탁했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5월 9일, 신 씨는 차 캠프 모 보좌관으로부터 보이스펜(녹음기)를 건네받고, 동서금동 모 횟집에서 모 택시기사 등 지인 2명과 점심을 먹으며 녹음을 했다고 밝혔다.

신 씨는 “차 후보 측에 녹음기를 전달했으나 음질이 좋지 않다면서 캠프 명의로 개통한 휴대폰을 받고, 차 후보의 딸로부터 휴대폰 녹음기 사용법 교육을 받은 뒤 사천읍 모 주점에서 녹음을 시도했다”며 “주점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차 후보의 호출로 새누리당 경남도당 인근 모텔을 찾아갔다. 당시 도당 관계자와 1차 녹음분 녹취록 등을 도당 관계자에게 전달했으나, 택시기사간 대화 내용만으로 새누리당 경선을 번복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내려오는 길에 3차 녹음 제안이 있었으나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5월 9일 녹취가 있은 뒤, 이틀 뒤인 11일 경찰이 찾아와 조사를 받았다”며 “이때 압수된 녹음기와 휴대폰이 경찰수사에 사용됐고, 법원에도 증거품으로 제시됐다. 경찰이 제가 정만규 후보 측을 고발한 것으로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했다. 하지만 제가 제보자로 되어 있어, 검찰에서 저한테 증거품을 돌려 주더라”고 말했다. 신 씨는 “당시 차 후보 측이 경찰 수사상황을 언급하며 시장보궐선거를 도모하는 녹취록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상돈 후보 입장은?

차 후보는 “4년 전 캠프 해단식 당시 신 씨가 먼저 ‘정만규 후보의 캠프로부터 택시기사들이 200만 원 씩 받았다’는 녹취록을 가지고 있다며 접근해왔다”며 “택시기사간 대화 내용 녹음이었는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새누리당 도당 관계자를 만난 적 있다. 택시기사 간 대화내용을 갖고 정 후보와 직접 연관을 갖기가 어려워 당시 새누리당에서 받아들이진 않았다. 녹취록을 가지고 금품 요구한 것을 거절한 바 있다. 선거를 앞둔 시기 선거방해 행위이자 악의적 기자회견”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차 후보 측은 "기자회견을 송 후보가 사주한 것이라면 후보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송 후보 측은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배후설 운운하는 차  후보 사퇴하라"고 맞서면서 연일 이 문제가 이슈가 됐다.

#신철안 씨 재반박

신 씨는 차 후보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그는 “차 후보 말처럼 해단식 전 녹음된 것이 아니다. 차 후보가 해단식 다음날 제게 준 휴대폰과 녹음기가 저의 진실을 증빙한다”며 “휴대폰에는 차 후보의 딸이 녹음방법 알려주는 내용도 우연찮게 녹음돼 있다. 상식적으로 캠프 해단식에 외부인이 접근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금전 지원 이야기는 이 일로 택시를 못하게 되고, 지역을 떠날 상황이어서 상담한 것이 있고, 당시 차 후보의 발언 내용도 녹음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의 근거로, 4년 전 차 후보 측이 제공한 녹음용 휴대폰과 녹음기 등을 증거로 제시하고, 녹음 방법 등을 알려주는 차 후보 측 관계자의 육성 녹음까지 들려줬다. 이 녹음기와 휴대폰은 경찰에 압수돼 증거품으로 사용된 것이다. 휴대폰이 동봉된 비닐에는 담당 수사관 이름과 녹음이 이뤄진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사건번호 등이 표기돼 있었다.

#왜 이 시기 양심고백 했나?

신 씨는 “4년 전 단순 경선불복용으로 알았으나 정식 수사 증거물이 되고, 법원에서 증언대에 서면서 지역사회에 배신자로 낙인 찍혔다”며 “4년이 흘러 차 후보 측이 당시 문제를 제 개인의 일탈행위로 매도하는 등 저를 두 번 죽이려해, 인간적 모멸감을 느껴 양심고백을 하게 됐다. 최근에서야 기자회견을 한 것은 녹취록 공증에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망은?

신 씨는 “본인을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 운운할 시 당시 캠프 관계자와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할 것”이라며 “명확한 진위 여부를 밝힐 수 있는 공개적인 자리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차상돈 후보 측도 정책발표 기자회견에서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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