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사천] <달콤한 노래>

▲ 「달콤한 노래」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아르테 / 2017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히 말했다”

이 책은 모로코 태생의 30대 프랑스 작가가 쓴 장편소설로 출간 1년 만에 35만부가 판매되며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베스트셀러이다. 113년 공쿠르상 역사상 12번째 여성 작가로 전 세계적인 문학 스타로 부상한 레일라 슬리마니의 단 두 번째 작품인 『달콤한 노래』다.

강렬한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완벽해 보였던 보모 루이즈가 헌신적으로 돌보던 두 아이를 살해한다는 사실을 전면에 제시한다. 그리고 후반에서 진짜 승부수를 탁월한 방식으로펼쳐낸다.

그녀는 왜 그토록 아끼던 아이들을 죽인 것일까. 보모가 아이들을 영원히 잠재울 달콤한 자장가를 부르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어떤 삶을 살아 온 걸까.

우리에게 남는 것은 왜라는 의문뿐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언가를 몹시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어떤 사정을, 그 삶의 곡절을 알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알고자 하는 과정이다.

무너져가는 한 인간의 내면과 타인에게 아이를 맡긴 엄마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덕분에 작품을 읽는 내내 섬뜩함을 느낀다. 이야기 자체의 재미도 큰데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며 문장의 가독성이 높아서 삽시간에 읽을 수 있다. 작은 판형의 3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스릴러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말 저녁에 잡아 새벽까지 훌쩍 읽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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