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비행장 공간 활용 다양한 체험 비행 인기
나흘간 25만 명 관람…대부분 주말에 몰려
항공기업과 연계한 산업박람회 성격 강화 숙제

▲ 제13회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가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사천비행장 일원에서 열렸다.

사천시의 대표 가을 축제 제13회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가 지난달 30일 나흘간 일정을 소화하고 폐막했다. 최근 몇년간 엑스포 행사 가운데 가장 청명한 날씨를 선보인 가운데, 공군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특수비행과 호주 곡예비행팀 폴베넷에어쇼 팀의 화려한 곡예 비행이 창공을 수놓았다. 사천시가 밝힌 축제 관람인원은 25만6286명으로, 지난해 27만 명보다는 적었으나 2015년 수준을 웃돌았다. 올해 축제 역시 다양한 비행체험이 타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스릴과 재미를 선사했다. VR(가상현실) 관련 체험과 드론 관련 체험은 큰 인기를 끌었다. 정식 엑스포는 아니지만 산업적인 측면 활용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업들의 자연스런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큰 숙제다. 올해 축제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21만 명 주말에 몰렸다
사천시와 축제추진위는 올해 축제 관람객 인원을 정확인 25만6286명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가 나온 배경은 총 4곳에 설치한 보안검색대에 있다. 엑스포 추진위는 지난해부터 공군과 함께하는 에어쇼를 개최하면서 보안검색대 운용을 통해 만약에 있을 비상상황에 대비했다. 이에 각 주차장을 통해 들어오는 인원 파악이 쉬워졌다.

시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7일(금) 2만4758명, 28일(토) 9만9439명, 29일(일) 11만3961명, 30일(월) 1만8128명 등 평일과 주말 관람객 숫자는 큰 편차를 보였다. 축제 관람객의 85.36%가 주말에 집중된 것. 관람객 분포를 고려한 행사 일정과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셔틀버스를 분산해 과거 행사장을 빠져나가는데 1시간이 걸렸던 것에 비해, 30분 정도로 단축한 점도 이번 축제의 성과로 꼽혔다.

#블랙이글 하루 두 차례 출격
사천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의 화려한 풀버전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동안 하루 한차례 출격했으나 주말에는 오전과 오후 비행횟수를 늘렸다. 이 때문에 주말 오전에 행사장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도 화려한 에어쇼를 만끽할 수 있었다. 에어쇼 종료 후 블랙이글 조종사들의 사인회도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관련 상품 판매장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폴베넷 에어쇼 역시 최신예 곡예비행기를 활용한 다양한 곡예비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특히 저공비행을 통해 시민들이 눈 앞에서 화려한 기동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공군과 함께 하는 에어쇼와 비교해 전체적인 볼거리는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다. 과거 몇 차례 시도됐던 해양에어쇼 부활 목소리도 시민들 사이에서 나왔다. 에어쇼를 활용한 동선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삼천포대교 근처의 볼거리도 필요하다는 이유다.


#사천에서만 가능한 비행체험
올해 역시 사전에 예약한 시민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공군수송기 체험비행, 대학항공기 체험비행, 경량항공기 지상활주체험, KT-1 시뮬레이터 체험 등 약 1000명이 직접 비행기를 타거나 시뮬레이션을 통해 항공의 꿈을 키웠다. 대부분 사전 신청을 통해 비행체험을 했으며, 일부는 현장에서 이벤트를 통해 항공기 탑승의 기회를 얻었다. 경쟁률은 3대 1에 달해 추첨으로 탑승자를 선정했다. 추진위는 내년에는 이를 더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VR레이싱과 VR바이크, 드론 체험 등이 새로운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넓은 행사장 빛과 그림자
올해 엑스포는 사천비행장 격납고까지 모두 활용하면서 과거에 비해 1.5배 이상 길어졌다. 넓어진 공간만큼 다양한 체험부스와 시식시음코너, 음식 판매부스 등이 자리를 잡았다. 매년 먹거리 문제로 불만이 제기됐으나 올해는 음식 코너가 늘면서 이 문제를 일부 해소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준비한 프로그램에 비해 행사장이 너무 넓어 방문객들이 도보로 이동하는데 애를 먹었다. 한 60대 시민은 “손주랑 왔는데 넓어도 너무 넓다”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다. 전기카트라도 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적 측면 살리기 숙제
행사 기간 중에는 제2회 민·군 협력 항공우주력 발전 세미나, 국제항공우주기술 심포지엄, 항공무기체계 부품견본전시 및 설명회 등이 열렸으나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매년 사천에서 개최되던 신비차(PAV)대회도 올해는 정동면 예수리 항공우주테마공원 축구장 조성 관계로 고성에서 열렸다. 올해 서울 ADEX가 개최되면서 메인 홍보관에는 기업이나 대학들의 참여가 줄었다. 일부 공군 관련 체험코너가 눈에 띄기는 했으나 비교적 줄어든 규모를 드러냈다.

올해는 사천시와 KOTRA가 함께 준비한 2017 항공부품 글로벌 비즈니스 상담회가 지난 12일과 13일 남일대리조트에서 열렸다. 하지만 엑스포와의 직접적인 연계성은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는 정식 엑스포는 아니지만 체험과 관람 위주의 축제와 산업박람회 성격 모두 표방하며 10여년간 진행돼 왔다. 하지만 어느새 블랙이글 에어쇼 위주의 관람 행사로 인식된 것도 사실이다. 행사 관계자들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늘리고, 산업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는 것을 숙제로 꼽았다. 실제 시의회에서는 사천비행장 안에서 치러지는 행사가 대부분이어서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적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천시 박재령 우주항공과장은 “항공우주산업의 도시 사천을 알리기 위해 매년 엑스포를 개최하고 있지만 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묻는 시의회의 시선 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항공부품수출 비지니스 상담회 등을 엑스포와 같은 시기에 개최해 산업과 관광이 함께 하는 도시 사천을 알리고, 엑스포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항공산업과 더불어 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서울 ADEX나 파리에어쇼와 같은 형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화 엑스포추진위 상임부위원장은 “우리나라 남부 권역에서 사천시만큼 에어쇼를 할 수 있는 곳은 없다”며 “공군과 함께하는 에어쇼 등을 지역의 행사를 떠나 전국적인 행사의 면모를 갖추는 동시에, 연계 산업들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방안들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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