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19 일
문화/스포츠
“철기 낙랑 이전 ‘청동기 늑도’ 얘기해야”사천문화원 마련 학술세미나에서 학자들 주장
하병주 기자  |  into@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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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7  13: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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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성 교수 “낙랑 이전에도 중국·일본과 교류”
“청동기 생산에 쓰인 활석 국자가 그 증거”
이창희 연구원 “수입·수출품으로 교역시스템 추론”

   
▲ 사천문화원이 1일 마련한 학술세미나에서 늑도 유적 형성시기를 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천문화원이 마련한 학술세미나에서 그동안 기원전 1세기 전후로 알려진 늑도 유적의 형성시기를 최소 200년 이상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사천문화원은 경남도와 사천시 후원을 받아 ‘국제무역항 늑도 학술세미나’를 1일 문화원 공연장에서 가졌다. 행사를 주관한 장병석 문화원장은 인사말에서 “1990년대 말 삼천포대교 건설 과정에 늑도유적이 대량 발굴조사 되었지만 아직 결과보고서가 안 나온 데다 지역에 유물전시관 하나 없다”며 “이런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국가가 늑도를 사적지로 제대로 관리하도록 촉구하는 뜻에서 이번 학술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첫 주제발표에 나선 부산대학교 박물관의 이창희 연구원은 2000여 년 전 늑도의 대외교섭에 관해 살폈다. 그는 먼저 “‘늑도의 대외교섭’을 얘기할 때마다 낙랑과 철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에는 늑도의 수입품과 수출품을 통해 당시의 교역시스템에 관해 추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늑도의 수입품으로 한경, 삼릉촉, 동전 등 낙랑계 금속류를 주요하게 꼽은 반면 왜로부터의 수입품은 잘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그는 “미곡류, 해산물, 육류 등 음식물을 수입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늑도에서 유독 많이 발견된 사슴뼈를 주목했다. 당시 사슴뼈는 점을 치는 복골로 많이 이용되었다.

그러나 늑도에서 비교적 많이 발견된 야요이토기에 대해서는 “토기는 거래 되었다기보다는 거주인이 직접 만들어 썼다”며 일부 왜인들의 상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늑도의 주요 수출품으로 철소재와 철기류를 꼽으면서 “이는 낙랑과 왜에 공통으로 해당 된다”고 말했다. 돌로 된 방추차가 많이 출토된 것에 비춰서는 “견포류가 수출품이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견포류란 천 종류를 일컫는다.

또, 철소재가 자체 생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늑도 인근 내륙집단과 교역했거나 그 집단으로부터 컨트롤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그는 “늑도에서 출토된 삼각형점토대토기 태토의 다양성도 내륙집단 교역 가능성을 말해주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연구원은 끝으로 “늑도의 최성기는 기원전 1세기 전후가 맞지만 낙랑군 설치(기원전 108년) 이전에도 왜와의 관계를 통해 대외교섭력이 축적되고 있었다”며 “그러한 국제성과 대외교섭력이 늑도를 지탱하는 힘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에 이어 주제발표에 나선 영남대 정인성 교수는 낙랑군을 중심으로 한반도의 대외교섭을 바라보던 기존 시각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늑도유적 역시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다양한 유물 출토로 인해 낙랑 이전에도 ‘고조선-왜-중국(한)’ 교류망이 존재했을 것이란 추측이 합리적임에도 유독 우리(역사학계)만 낙랑 이후로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일제가 심어놓은 역사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늑도에서 청동검과 한국식 세형동검의 부속물 다수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철기에 앞서 청동기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동검 생산에 필요한 활석 국자까지 발견되었다”며 “활석은 늑도에서는 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늑도에서는 그 옛날 활석을 이용해 청동기 제품을 만들었거나 만든 제품을 교역했으니, 철기 중심의 낙랑군 출현 이전의 늑도 역사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제 발표 이후에는 중원문화재 김무중 연구원과 진주박물관 이동관 학예사가 동참한 가운데 토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발표자와 토론자들은 서로 다른 견해로 부딪히기보다는 섬 전체가 유적지나 다름없는 늑도에 대한 추가 발굴조사와 이를 통한 정확한 해석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사천문화원은 이날 학술행사에 이어 3일 저녁에는 삼천포대교공원에서 ‘국제무역항 늑도 개항 2000년 축하콘서트’를 열어 사천시민들에게 늑도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환기시켰다.

   
▲ 사천문화원이 늑도 2000년 축하콘서트를 3일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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