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문인협회 임시총회 열어 새 집행부 선출
지난해 사천문학 17호 특집기고문 논란 계속
황 “촛불만 국민이냐” 문협 “문예지 사유화 제명”

▲ 사천문학 17호.

사천문인협회가 최근 황규홍 회장을 제명하고, 홍옥숙(65.수필가)씨를 임기 2년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하는 등 새 집행부를 구성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천문인협회는 전체 회원 26명 중 19명의 동의를 얻어 8일 저녁 벌용동 모 식당에서 사천문인협회 정상화를 위한 임시총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 회장 홍옥숙, 부회장 김화수, 윤덕점, 감사 윤향숙, 정삼조, 사무국장 손미영 등이 선출됐다.

사천문인협회는 황규홍 회장에 대해 △문인협회 독단적 운영 △사천문학 17호에 장문의 박근혜 대통령 무죄 옹호글 게재에 따른 사천문협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제명했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지난해 12월 사천문학 17호를 발간하고, 사천시문화예술인의 밤 행사장에서 직접 배포했다. 황 회장은 이 책자 317페이지 가운데 66페이지를 자신의 특집기고문으로 채워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황 회장은 장문의 글을 통해 “촛불 들고나온 사람들만의 국민이 아니고 그 외침만 ‘여론’이 아니다”며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박사모와 힘을 합쳐 맞대응으로 데모를 시작하였다. 이제 보수와 진보의 싸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뇌물이든 권력행사 방해이든 고의는 없는 상 싶다”며 “따지고 보면 미필적 고의로도 해당이 안 되는 것 같다. 선의가 감옥살이형에 처해지는 범죄는 상식적으로 본 적이 없다. 제삼자 뇌물죄는 의심스럽다”고 적었다. 나아가 “박 대통령의 재단 기부 요청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로 봐야 한다”며 “역대 한국의 대통령을 했던 사람 치고 대기업운영자 독대를 다 했다”고 덧붙였다.

황 씨의 특집기고문이 알려지자, 당시 박근혜 퇴진 사천운동본부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황규홍 씨의 주장은 ‘피의자 박근혜’의 즉각 퇴진을 바라는 압도적 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모독이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온갖 고통과 목숨마저 바친 민주주의 역사에 대한 능멸”이라고 비판했다.
사천지역 문학단체들도 황 회장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학단체 대표들은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올해 발간한 사천문학 17호는 매우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황 회장은 회원 동의없이 지면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며 “시민 혈세로 발간되는 문예지가 지역문학의 선도자 역할을 못한 것은 물론 황 회장 개인의 편향적 견해를 사천문학에 참가하는 문인 모두가 동조 묵인한 것처럼 오해를 초래해 회원들의 품격과 명예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규탄했다.

문학계 내부 반발에 대해, 당시 황규홍 회장은 “회원들의 글이 적어 (제가) 특집기고문을 게재했다. 문예지에 정치평론 못쓸 이유 없다. 최근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격려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황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문협 내부 반발 움직임이 계속돼 왔다.

새롭게 선출된 홍옥숙 사천문인협회장은 “그동안 문협 내부 자정노력을 기울였으나 독단적 회 운영은 물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황 회장이 물러나지 않아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제명을 하게 됐다”며 “문인협회 본연의 취지를 살리는 단체로 정상화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제명과 관련해 황규홍 회장 측에 수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그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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