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시인 두 번째 시집 ‘구멍만 남은 도넛’ 펴내

‘밤이 더 환했다 내 방은 / 만능열쇠 간판 빛 때문에 / 창문을 열면 천국 문이 열릴 것 같았다’ —「세상의 모든 아침」 중에서

조민 시인이 최근 두 번째 시집 ‘구멍만 남은 도넛’(민음사)으로 돌아왔다. 2010년 첫 시집 ‘조용한 회화 가족 No.1’ 이후 7년 만이다.

조 시인은 첫 시집 ‘조용한 회화 가족 No.1’으로 지리멸렬한 일상의 세계를 전복시키는 블랙코미디를 선보인 바 있다. 두 번째 시집 ‘구멍만 남은 도넛’은 대상과의 거리감을 유지한 채 감동과 연민이 없는 냉랭한 어조로, 관계의 폭력성을 응시한다.

책을 펴낸 민음사에서는 “조민의 시 ‘쓰기’는 일상에서 비일상으로, 가족에서 세계로, 내러티브를 변주하며 세계의 불행과 폭력을 견디는 익명의 체험담이 된다”고 소개했다.

시집 해설을 쓴 김상혁 시인은 “어쩌면 글쓰기는 최고로 불행한 자를 그가 속한 불행한 세계로부터, 불행한 세계가 초래하는 허무주의로부터 매번 아슬아슬하게 구원해 낸다”며 “그녀의 시는 섣부른 감동이나 자기 위로를 꾀하지 않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쓰고 있음’을 철저히 의식하는 방식으로, 세계의 불행과 폭력을 견딘다”고 평했다.

조민 시인은 1965년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경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경상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고등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