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항공우주 이야기]

▲ 김형래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일반적으로 배는 자동차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자동차는 물론 항공기보다 더 빠른 배가 나오고 있다. 물위를 스치듯 날아가는 배를 위그(WIG)선이라고 하는데 최고 시속 500 km 이상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의 평균 속도가 100 km라고 본다면 자동차보다는 5배 정도 빠르고, 여객기의 속도가 보통 800km 정도라고 볼 때 거의 항공기와 비슷한 속도이다. 위그선이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은 바다 위를 50 cm 이상 낮게 떠서 날아가기 때문이다. 위그선이라는 말은 영어 위그(WIG)와 배를 나타내는 한자 선(船)을 합친 말인데, WIG는 Wing In Ground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해면효과익선이라고도 불리는 위그선은 날개 단면이 지면 또는 해면에 가까워지면 발생되는 양력(lift)과 수송 효율 증가의 원리를 응용한 선박으로 경제성이 뛰어나며, 기존의 선박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속도를 낼 수 있는 미래형 초고속 해상교통수단이다.

위그선은 항공기 개발 기술을 선박에 응용한 것으로서, 항공기와 같은 프로펠러를 장착하고 신속하게 많은 양의 화물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는 항공기와 선박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갖춘 미래형 선박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에서는 1960년대부터 군사목적으로 위그선을 개발하여 군수물자 수송용, 대 잠수함 작전용, 상륙지원 및 해상 구난용 등으로 사용하여 왔으며, 현재는 전 세계에서 민수용으로 개발하여 신 개념의 해상교통수단으로 사용 중이다.

위그선은 물 위를 날아다닌다고 해서 배가 아니라 항공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 논란이 많았으나 국제해사기구(IMO)로부터 배로 인정받았다. 이 물 위를 나는 배는 배와 항공기의 중간 형태를 띤 새로운 개념의 배로 인정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항공기로 볼 수 있는 위그가 배로 결정된 이유는 항구와 항구를 연결하는 등의 특징이 배와 유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앞으로 위그선은 초고속이며 기동성이 우수한 장점을 살려 해난구조선, 탐사지원선, 병원선, 해양경비 및 신속작전지원 등의 공공 목적의 특수 선박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한 위그선은 선박보다 빠르고 항공기보다 효율적인 차세대 미래형 초고속 해상교통수단으로서, 그 경제성이 우수하여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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