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시간 순으로 바라본 2016 사천

2016년을 보내는 송년특집, 그 두 번째는 1월부터 12월까지 시간 순으로 지난 1년을 뒤돌아보는 이야기다. 우리는 어떤 기대와 희망으로 병신년(丙申年)을 맞았던 것일까. 또 그 속에서 만난 기쁨과 슬픔, 분노는 어디서 나온 것이었을까. 그 감동의 시간을 좇아가보자. - 편집자 주

 

▲ 2016년 다양한 이슈가 사천을 달궜다.

1월 굵직한 이슈 품고 2016 출발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주민소환이라는 두 개의 큰 정치이슈를 품고 2016년이 밝았다. 총선에는 여상규 현역의원을 비롯해 서천호․이방호․최상화 씨가 새누리당, 하동 출신의 남명우 씨가 더불어민주당, 차상돈 씨가 무소속으로 출마가 예상되고 있었다. 주민소환은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에 대해 각각 진행되고 있었으나 이달 11일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추진본부’가 갑자기 주민소환 중단을 선언했다. 조직적인 불법․허위 서명 작업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후 일부 공무원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이 구속되거나 재판에 넘겨졌다. 경제분야를 보면 한국형전투기(KF-X)사업과 항공MRO 등으로 항공산업에 대한 기대는 여전했던 반면 조선업 구조조정에 직면한 SPP조선은 채권단의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여부에 운명을 걸고 있었다. 이와 함께 SPP 새 주인 찾기에도 나섰다.

2월 위기에 빠진 사천녹차단지

지난 2월 18일 일부 농민들이 뽑은 녹차나무를 파쇄하고 있는 모습.

2월엔 사천녹차단지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이 지역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곤명면 금성리에 47.7헥타르 규모로 조성된 녹차단지의 소유주는 90여 농가로 구성된 녹차작목반이나 그 운영은 다자연영농조합법인이 맡고 있다. 그러나 녹차산업의 어려움이 길어지자 농민들이 녹차를 포기하고 다른 농사로 전환할 뜻을 밝히면서 법인 측과 갈등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일부 농민은 녹차나무를 파내는 등 행동에 들어갔고, 이에 맞서 법인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갈등으로 다자연 전 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푸른 녹차밭 사이로는 은빛 비닐하우스가 몇 동 들어서 사천녹차단지의 험난한 앞날을 보여주고 있다.

3월 매각마저 여의치 않았던 SPP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SPP조선을 SM(삼라마이더스)그룹에 매각하기로 하고 23일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로써 SPP가 위기를 극복하는가 싶었으나 양측 매각협상은 5월 27일 파국을 맞았다. 가격이 맞지 않았던 게 주요 원인이었다.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은 본선만큼이나 치열한 후보 선정 과정을 거쳤다. 100% 여론조사를 반영한 경선 결과 여상규 현역 의원이 후보로 뽑혔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더민주당 남명우 후보와 무소속 차상돈 후보를 포함한 3파전으로 진행됐다. 23일엔 사천시외버스터미널이 선인리로 이전 준공식을 가졌다. 이 무렵, 가요 ‘삼천포아가씨’ 작사자 반야월 씨의 유족이 사천시를 상대로 저작권 관련 소송을 제기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사천시외버스터미널 준공식 현장.

4월 총선, 최후 승자는 ‘여상규’

4월은 4‧13 총선. 전국적으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약진하고 새누리당이 제2당으로 내려앉는 등 큰 변화가 있었지만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선거구에선 이변이 없었다. 새누리당 여상규 후보(5만9717표, 54.83%)가 무소속 차상돈 후보(3만5415표, 32.51%), 더불어민주당 남명우 후보(1만3779표, 12.65%)를 누르고 무난히 당선했다. 사천만 놓고 보면 여 당선자가 차 후보에게 조금 밀렸지만 남해와 하동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이 주효했다. 투표율은 사천, 남해, 하동이 각각 58.4%(5만4997명), 62.7%(2만5474명), 71.4%(3만1092명)로 집계됐다. 사천시의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은 새누리당 51.2%, 더불어민주당 17.2%, 국민의당 15.5%, 정의당 5.3% 순이었다.

5월 사천시민의 날 날아온 비보

5월 10일 여상규 국회의원이 탄 차량이 시민의 날 행사장으로 향하던 중 국도 3호선 사천2교(사천읍 사주리) 앞에서 빗길 교통사고를 당했다.

제21회 사천시민의 날인 10일 오전, 비보가 날아들었다. 여상규 국회의원이 탄 차량이 시민의 날 행사장으로 향하던 중 아침 8시25분께 국도 3호선 사천2교(사천읍 사주리) 앞에서 빗길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차량 운전자 강아무개 씨가 숨지고, 여 의원은 머리와 목 등을 크게 다쳤다. 이날 사고로 여 의원은 지금까지도 사고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보다 앞선 3일엔 사천시청 비밀서고에 보관 중인 ‘세종대왕단종대왕태실수개의궤’ 등 태실 관련 기록물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1901-4호로 지정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6월 농어촌공사 사천지사 죽이기?

▲ 농민들이 농어촌공사 본사 앞에서 사천지사 통폐합 반대 집회를 열었다.

사천의 6월은 지역민들의 주장이 담긴 함성으로도 뜨거웠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방조직 효율화 이유를 들어 사천지사를 하동남해지사에 통폐합 하려 하자 5월부터 농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농어촌공사 경남본부가 제시한 통폐합 결정 기준지표 중 일부가 사실과 달리 사천에 불리하게 작성돼 ‘의도적 사천 죽이기’라는 의심을 샀다. 분노한 농민들은 8일 농어촌공사 본사를 찾아가 집회를 갖는 등 반발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농어촌공사는 7월 1일 사천지사를 경남서부지사 사천지부로 강등시켰다. 반면 사남면 화전리 주민들의 ‘석탄재 재활용 공장 건설 반대’ 운동은 여러 차례 집회를 거듭한 끝에 성과를 거뒀다. 해당 사업주가 8일 사업 취소를 결정했다.
 

▲ 사남면민들이 석탄재 정제공장 건립 반대 집회를 시청 앞에서 열었다.

7월  ‘MRO는 사천…무역항은 늑도’

항공정비(MRO)산업 유치를 두고 KAI-경남도-사천시가 아시아나항공-청주시-충북도와 경쟁하는 가운데 7월 5일 국토부가 개최한 ‘항공정비(MRO)산업 발전 심포지엄’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항공기 제조 수준의 고급기술력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아, 항공기업이 밀집한 사천이 경쟁 우위에 선 듯한 발언을 했다. 이후 8월에 아시아나항공이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KAI와 사천시가 유리한 상황을 맞은 상태. 그러나 열쇠를 쥔 국토부의 고민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19일엔 국립진주박물관에서 2000년 전 한·중·일 동아시아 교역의 중심지이자 국제무역항이었던 늑도를 조망하는 특별 전시회가 열려 석 달 간 이어졌다.

국립진주박물관에서 국제무역항이었던 늑도를 조망하는 특별 전시회가 열렸다.

8월  무더위 뚫고 항공국가산단

경남항공국가산업단지 조성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천시 용현면 일원 82만㎡(25만 평)와 진주시 정촌면 일원 82만㎡(25만 평)를 합한 총 164만㎡(50만 평) 규모의 국가산단 계획 승인 신청서를 8일 국토부에 제출했다.

▲ 항공국가산단업단지 위치도.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사업 승인이 나오면 내년 상반기 중 착공될 전망이다. 앞서 6월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1.44로 나와 경제성이 입증된 바 있다. 그리고 올해 8월은 유난히 더웠다. 11일 낮 최고기온이 38.1℃를 기록해 사천 관내 관측 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고, 거의 매일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삼천포지역은 거의 매일 밤 열대야를 겪었다.

▲ 8월 폭염이 계속되자, 아이들이 시청 인근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9월  사천시의회·사천CC, 공통점은?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가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 청구인 서명부 최종 심사를 벌인 끝에 26일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가 추진한 주민소환은 투표에 들어가지 못한 채 실패했다. 투표에 이르기 위해서는 소환권자 27만1032명의 서명이 필요했지만 여기에 8395명이 부족했다. 사천시의회가 의장단 구성을 놓고 장기 파행하며 시민들의 원성을 사다 21일 마침표를 찍었다. 사천CC는 과거 ‘물 도둑질’이 드러나 이후 상당기간 곤욕을 치렀다. 12일 저녁 경주에서 발생한 진도 5.8의 지진은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사천에서도 진도 3~4 규모의 흔들림이 있었다.

10월  불량 산단에 칼 뽑은 사천시

▲ 사천시가 장기간 방치된 불량 산단 정리에 들어갔다. 사진은 향촌농공단지 이미지.

사천시가 장기간 방치돼 애물단지로 불리던 향촌농공단지, 구암일반산업단지, 장전일반산업단지 등 총 3개 산업(농공)단지 정리에 들어갔다. 6일자로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을 취소하면서다. 이들 산단은 사업기간 만료, 사업시행자의 파산, 자금사정 등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된 뒤 수년째 방치된 곳들이다. 시는 이후 산업단지 지정해제까지 이어갈 계획이지만 사업시행자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20일부터 나흘간 제12회 경남사천항공우주엑스포가 ‘공군과 함께하는 2016에어쇼’라는 이름으로 사천의 하늘을 달궜고, 시월의 끝자락인 28~30일엔 2016사천시농업한마당축제가 사천의 땅을 보듬었다.

11월  유통상업단지도 비상 나라도 비상

사천시가 의욕을 보이는 ‘사천IC복합유통상업단지’ 조성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창원지검 특수부가 3일 사업시행자인 사천IC도시개발㈜ 사무실과 법인 대표 소유의 (유)동현건설 사무실, 사천시청 지역개발과 등을 압수수색하면서다. 검찰은 법인 설립 과정이나 사업진행 과정에 위법사항이 없는지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 복합유통상업단지 조감도.

이후 사업시행자 본부장을 구속하면서 수사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해당 사업이 차질이 빚진 않을지 등을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태블릿PC에서 촉발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로 이어진 가운데 사천에서도 ‘박근혜 퇴진’ 촛불이 어둠을 밝혔던 11월이었다. SPP는 5일 마지막 배를 띄우고 도크를 비웠다.

▲ 사천지역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12월  미래의 과제 남강댐과 발전소

연말에 이르러 사천시가 의뢰한 굵직한 연구보고서 2개가 얼굴을 내밀었다. 하나는 ‘남강댐 방류 관련 사천만 피해영향조사’ 학술용역이요, 다른 하나는 ‘발전소 주변지역 환경피해 예측조사’ 연구 용역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강댐 방류로 사천만 바다가 담수화 되어 해양생물 피해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토사 퇴적도 심각하다. 또 경남지역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의 70.9%, 전국 배출량의 10.4%가 고성하이화력과 삼천포화력에서 배출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러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사천시가 향후 정부나 관련 기관을 상대로 어떤 대응을 해나갈지 주목된다.

▲ 남강댐 방류 피해 관련 용역보고서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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