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여행에게 묻습니다」정지우 지음 / 우연의바다 / 2015

“우리는 왜 그토록 여행을 꿈꾸는가?”“여행은 우리에게 무엇을 줄까?”

인간은 어쩌면 영원히 자유와 안락이라는 딜레마속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현실에서 벗어난 해방감,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경험 등을 동경하며 여행을 꿈꾼다. 여행은 바야흐로 일탈, 자유, 해방의 형식으로 현대인에게 가장 매혹적인 행위가 되었다.

이 책은 여행의 시대, 모두가 여행을 권유하고 떠나는 시점에서 ‘여행 그 자체’에 대해 치열하게 묻고 답하는 여행 인문학 책이다.

저자는 우리 시대의 여행은 대체로 비슷한 방식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가이드북을 꼼꼼히 읽고, 블로그를 뒤져 보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무엇을 해야 할지를 체크해가며 리스트를 만든다. 그리고 막상 여행지에 가서는 그 리스트대로 마치 미션을 수행하듯 남들과 똑같은 것을 보고, 느끼고, 먹고, 찍고 돌아온다는 것이다.

여행에서 남는게 사진밖에 없다는 건 아무것도 안 남는다는 말과 같다. 단지 돈을 쓰기 위해 떠난 소비.쾌락 행위로서의 여행인 것이다. 많은 이들에게 여행은 그처럼 부유함의 최종적 상징으로,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천박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정말로 우리가 부러워할 만한 진정한 여행자는 여행을 통해 자기 삶의 힘을 얻고, 자기를 장악하고 있는 현실 전체를 쥐고 흔들 수 있을 정도의 자유를 얻는자가 진정한 여행자일 것이다.

이책은 여행을 떠날 때는 막연한 기대로 가득 차지만, 막상 여행에서 돌아올 때는 다시 시작될 현실에 막막한 기분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진짜 여행’을 위해 가져야할 여행자의 자세는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여행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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