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사천] 대단한 밥

▲ 「대단한 밥 」박광명 지음 / 고래뱃속 / 2016

오늘도 퇴근 후 바쁘게 움직여 저녁을 만들고 큰 아이를 부른다. 유치원 하원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밥상에 앉은 아이는 밥을 보자마자“이거 다 먹어야해? 힘들어.”라며 한숨을 쉰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기운이 빠져 “맛있게 좀 먹어! 조금 더 먹어”라고 잔소리를 하고 만다.

요즘 주변의 많은 부모들에게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냐 물으면 밥 먹이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고 심심치 않게 듣는다. 다양한 음식을 알아서 척척 잘 먹는 아이가 있는 반면 밥 먹는 일이 즐겁지 않아 힘든 아이들도 있다.

『대단한 밥』그림책을 처음 펼치면 책표지 안쪽에서부터“밥 먹어라”는 엄마의 말에 딸은 “또 밥이야?”라 물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밥상 앞에 시무룩하게 앉은 여자 아이에게  시시한 이 밥상이 알고 보면 대단한 이야기가 담겨진 대단한 밥상이라고 알려주는 고마운 책이다.

책 속에서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또 누군가는 음식을 만들 재료를 사기위해 마트에서 열심히 장을 본다. 식탁위의 맛있는 생선은 우리에게 오기 전 경매장에 있었고, 과일은 트럭에 실려 청과상에 들어간다. 또 하얀 쌀밥은 일 년 동안 농부의 손에서 길러지며 햇빛과 비의 도움으로 더 잘 자라게 된다. 식탁에 놓일 음식의 재료들을 연구하는 사람, 계란위에 뿌려진 케첩을 만드는 공장사람들 등 밥상위에 차려진 음식들은 여러 사람들의 노력과 자연의 선물을 통해 우리에게 온 것이다.

복잡한 과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간단하게 이야기를 풀어 놓았지만, 그 밑에 그려진 다채로운 그림이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저자 박광명의 첫 번째 그림책으로 밥상 앞에 앉아 시무룩하게 밥을 먹는 아이에게 읽어주기 딱 좋은 그림책이다.

작가는 책 말미에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두었다. 대단한 밥상은 ‘대단히 많은 사람 가운데 특별히 너에게 온 거야.’라고 말한다. 오늘 하루 밥을 먹기 전 아이에게 멋진 그림과 대단한 밥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림책의 여자아이처럼 “대단히 맛있게 먹겠습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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