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조선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SPP조선을 인수해 조선업을 하겠다고 SM(삼라마이더스)그룹이 홀로 나섰는데 채권단과 인수조건을 놓고 씨름 중인 것이다.

문제는 또 RG다. RG는 조선소가 배를 제때 만들지 못할 경우 선주에게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지급하겠다는 보증이다. SM그룹은 인수 후에도 채권단이 RG 발급을 계속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매각 후에도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셈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말 채권단은 이 RG를 발급하지 않아 SPP조선은 8척의 배를 놓쳤다. 어려운 경영사정 속에서 일감을 따냈는데 사라져 버렸다.

매각금액을 둘러싼 눈높이에도 차이를 보인다. 채권단은 SM그룹이 너무 낮은 인수가격을 제시해 헐값으로 팔아야할지를 고민하는 모양이다. 이대로라면 매각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M그룹이 자신의 능력으로 은행에서 RG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채권단의 논리는 합당하다. 투자금 회수를 위해 가격을 최대한 높여 받겠다는 것도 상거래에서 당연하다. 하지만 채권단이 시장논리만을 앞세워 제때에 주인을 찾아주지 못하면 흑자경영으로 돌아선 SPP조선은 더 만들 배가 없어 생존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조선산업 구조조정에 나섰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래 없는 불황 속에서도 조선업을 하겠다고 나선 SM그룹의 진정성을 믿는다면 이를 뒷받침 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 1만여 명에 이르는 근로자와 가족, 관련 업체의 생계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매각이 늦어질수록 기업 가치는 더 하락해 오히려 기회손실을 안길 가능성도 높다. 채권단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지역 정치권의 분발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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