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민간인희생자유족회 공동영화상영
31일 오후2시, 사천문화원 공연장

레드툼 포스터.

“이 사건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일차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군과 경찰이 관할지역의 국민보도연맹원 등 예비검속자들을 불법 사살한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이다. 비록 전시였다고 하더라도 범죄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민간인들을 예비검속하여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살해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국가기관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2009년 ‘사천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조사한 뒤 발표한 결정문에서 밝힌 내용이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을 전후해 이른 바 보도연맹사건으로 사천에서 최소 100명 이상 학살당했음을 국가가 인정했다. 가해자는 군과 경찰, 즉 국가 공권력이었다. <관련기사 : “국가가 민간인에 행한 폭력이 ‘진실’”>

이 국민보도연맹사건은 전국에 걸쳐 일어났고 그 희생자는 공식 확인된 것만 4934명이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람이 훨씬 더 많다. 20만 명 전후란 주장도 있고 40만 명이 넘는다는 주장도 있다. 희생자 중에는 이념적으로 공산주의에 영향을 받은 사람도 있었지만 그와 무관한 사람도 많았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그들이 공산주의 영향을 받았든 받지 않았든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살해했다”며 불법행위로 규정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 규명 이후 유가족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국가는 대법원 판결을 지켜보고서야 일부 배상을 했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은 아직도 많은 희생자들의 유골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수습된 유골을 찾아갈 유가족이 없는 경우도 많다. ‘빨갱이 가족’이란 굴레에 갇혀 억압받고 살아온 세월이 험악했던 탓이다. 상당수는 아예 대가 끊기고 가족이 해체됐다.

<민중의 소리> 기자인 구자환 감독은 이 사건을 파헤치는 데 일찍이 관심을 가졌다. 2004년 4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그는 오랜 현장조사와 유가족 탐문을 거쳐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툼’을 2013년 제39회 서울독립영화제에 내놔 우수작품상을 받았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올해 7월 들어 상영관을 찾아 개봉했다.

구자환 감독은 제작노트에서 “당대의 학살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들과 목격자들은 이제 기억이 흐려지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며 영화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과 근현대사를 공유하고, 전쟁과 이념이 아닌 인권이라는 천부적 권리와 민주주의라는 의제를 관객들에게 던지고 싶었다”며 제작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뉴스사천>은 사천지역 보도연맹 희생자 유가족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천지역민간인희생자유족회와 공동으로 영화 ‘레드 툼’ 상영회를 갖는다. 영화 상영이 끝나면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7월 31일 오후2시, 사천문화원 공연장에서 상영하며, 상영시간은 90분이다.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관람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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