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고 기숙사 건립 30억 지원’소식에 지역사회‘시끌’
“시장 공약사업 이행 차원”vs“지원방법·규모 문제 있어”

사천시가 특정학교의 기숙사 건립에 대규모 예산 지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시청사 전경 (사진=사천시 제공)
사천시가 특정학교의 기숙사 건립에 대규모 예산 지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비 지원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시 대응예산 50%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특혜 시비가 일 전망이다.

사천시는 지난 21일 사천시의회에 2015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동지역 기숙사 건립에 1억 원의 기본용역비를 책정한 데 이어 ‘기숙사 및 다목적 시청각실 지원’ 명목으로 4억6000만 원을 배정했다. 동지역 기숙사 건립은 소수 성적 우수자들을 위한 것으로, 62억 원을 들여 기숙사를 짓고 2018년초까지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관련기사 : 본지 53호 1‧11면>

반면 4억6000만 원의 예산을 쏟는 곳은 사실상 사천고등학교(교장 강영철)로 특정돼 있다. 심지어 이 사업비만 아니라 최대 30억 원까지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게 사천시의 계획이다. 이 30억 원이란 금액은 사천고가 잡고 있는 기숙사 건립비용 60억 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기숙사 건립에 46억 원이 든다고 해 대응예산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년 예산에 반영했다. 단, 국비 지원이 된다는 조건 아래 예산 편성을 해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국비 지원이 되지 않을 경우 시 예산 지원도 사라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4억6000만 원의 지원금이 30억 원으로 훌쩍 뛴 이유는 뭘까. 사천시와 사천고교 양측 입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천고교는 해당 부지 안에 남녀 학생 12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를 건립한다. 모두 4개 층의 건물에 2‧3‧4층은 기숙사로 쓰고, 1층은 다목적시청각실로 사용한다. 건립비용은 당초 46억 원을 잡았으나 이후 60억 원으로 늘렸다. 사천시가 30억 원 지원을 약속해주면 이를 근거로 교육부에서 25억 원을 지원받고, 학교법인인 구계학원에서도 5억 원쯤 자부담 할 수 있다. 사천시로선 통상 10%의 대응투자예산을 지원하는 게 관행이나 송도근 시장의 공약 중에 기숙형 명문 중고교를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만큼 50%의 대응예산을 지원하기로 한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기숙형 고교 육성이란 명분으로 특정학교를 콕 찍어 예산지원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 절차나 방법, 지원규모 등을 볼 때 특혜시비가 잇따를 전망이다. 이는 동지역 기숙사 건립문제와 함께 사천시의회와 교육계의 중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천고 기숙사 건립 지원 소식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용남고등학교(교장 손강대)다. 용남고는 2009년 사천고와 경쟁한 끝에 교육부로부터 기숙형고교로 지정 받은 바 있다. 용남고 관계자는 “당시 치열한 경쟁 끝에 기숙형학교가 됐음에도 사천시로부터 받은 예산은 총사업비의 10%인 4억 원이었다”며 “시가 다시 30억을 지원해 고교 기숙사를 지어준다는 것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며 허탈해 했다.

반대로 사천고교는 기숙사 건립을 자신하는 눈치다. 최근 가진 입학설명회에서도 기숙사 건립을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법인 구계학원의 이사장은 2012년 5월부터 황인수 씨가 맡고 있다. 황 이사장은 부산에서 유명 사설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취임 당시 “영남 제일 명문고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현행 사천시 교육경비보조에 관한 조례(제2조의2)에는 교육경비 보조기준액을 “당해연도 시세의 6% 범위 안”으로 정해놓고, “다만 시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초과하여 지원할 수 있다”며 문을 열어 놓았다. 시가 밝힌 내년도 예상 시세는 493억 원 정도다. 이럴 경우 교육경비로 30억 원 가량을 기본적으로 지출할 수 있다. 시 내년도 예산안에는 기숙사 지원금 외 20억 원 가량의 교육경비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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