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석굴암과 같은 축조 방식…판석 쌓아 만든 인공 석굴
문화재청 “승격 가치 충분”…시 10월께 학술연구용역 발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9호 보안암 석굴의 국가지정 문화재 승격을 위한 연구용역이 추진된다. (사진= 사천시 제공)
사천시가 곤양면 무고리 소재 '보안암 석굴'(경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추진한다.

시는 지난 2월 관내 유형문화재 안전 점검 중 보안암 석굴에서 일부 배부름 현상을 발견했다. 배부름 현상이란 성벽 또는 석벽 가운데 부분이 아래와 위에 비해 배가 불룩한 것처럼 튀어나온 모양을 말한다.

시는 문화재보수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 지난 4월 문화재청과 함께 합동점검을 벌였다. 시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뜻 밖의 소식을 들었다. 보안암 석굴을 점검한 문화재청 전문위원들이 "보안암 석굴은 국가지정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을 만큼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며 승격을 위한 용역 등을 권유한 것..

전국에 암반을 파서 석굴을 조성한 사례는 곳곳에 있지만, 판석을 쌓아 인위적으로 석굴을 축조한 사례는 전국에서 경주 석굴암과 사천 보안암 석굴 단 2곳이라는 것. 일반적인 석굴과는 질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의견이었다.

이에 사천시는 약 5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연구용역을 10월 중 발주키로 했다. 시는 약 4개월간 연구용역과 함께 보안암 석굴 관련 자료 수집을 통해 종합정비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이후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요청할 예정이다.

보안암 석굴은 1972년 2월 12일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39호 지정됐으며, 위치는 다솔사에서 2km정도 떨어진 곤양면 무고리 산 43번지다. 규모는 184제곱미터(56평)이다. 석굴의 창건 연대는 여러 설이 있으나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경주 석굴암의 축조형태와 비슷한 것이 특징이다. 향토사학자들은 고려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축조 시기를 다양하게 추정하고 있다. 고려 후기에 승려들의 수도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석굴의 외부 형태는 정면 약 9m정도이고 측면은 7m쯤 되는 정방형에 가까운 형태로 자연석 막돌을 허튼층으로 쌓았다. 이 석굴의 3면은 높이 2m정도까지는 거의 수직에 가깝게 쌓았으며 그 윗면은 완만하게 경사져 지상에서 정상까지의 높이는 약 5m정도 된다. 정면에는 둘기둥을 세워서 입구를 만들고 있으며, 윗면은 완만하게 경사를 이룬 둥근 모양이다.

보안암 석굴 내에 모셔진 석조여래좌상. (사진= 사천시 제공)
석굴 안에는 높이 1.8m 가량의 석조여래좌상 1구와 자연석을 소박하게 다듬은 16나한상이 있다. 천장은 긴 돌 2개를 동서로 걸치고 다시 그 위에 또 하나의 긴 돌을 걸치고 있는 모양이다.

제정건 사천시문화관광과장은 “경주 석굴암이 신라 왕실의 세련미를 담았다면, 보안암 석굴은 서민, 민중의 정서를 담은 소박한 형태를 담고 있다”며 “문화재청의 긍정적 의견을 들었고, 이번 기회에 국가지정 문화재 승격을 위한 연구용역 등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