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위험에 처했으면 또 구해야죠!”

의인(義人) 강성삼 씨
평소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누군가 위험에 처했다면 그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고픈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그를 위해 나의 위험을 크게 감수해야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특히 물에 빠진 사람을 맨몸으로 구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영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경험과 체력이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함께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지난 21일 오후 와룡저수지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났다. 낚시 도중 한 동료가 물에 빠졌고, 그 친구를 구하기 위해 2명이 뛰어들었지만 곧 힘에 부쳤다. 시민 강성삼(44) 씨가 아니었다면 어떤 비극이 일어났을지 모를 일이다. 의인(義人)이라 불러도 모자람 없을 강 씨를 25일 만났다.

그는 웬만한 이보다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삼천포중 1학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수영선수로 지냈다. 당시 경남에선 별 적수가 없었던 탓인지 도내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그러나 전국대회에선 실력을 내지 못해 선수생활을 고교로 이어가지 못했다.

그가 수영 실력을 다시 뽐냈을 때는 군(軍)시절이다. 해군에 복무했던 그는 해군참모총장배 등 각종 전투수영대회에서 1위를 독차지 했고, 두 차례 인명을 구한 일도 있었다.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다.

강 씨는 현재 삼천포수협에서 경매 업무를 보고 있다. 2년 전 병원에서 간경화 진단을 받은 까닭에 술과 담배를 끊고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한다. 사고가 있던 21일도 하루 일을 마치고 운동을 하던 중이었다.

“와룡저수지는 중1 때부터 수영 연습하던 곳이죠. 요즘은 저수지 주변을 걷는 운동 중인데, 그날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강 씨는 그날 상황을 차분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에 빠진 사람 구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단지 수영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에요. 요령이 있어야죠, 전문교육을 받거나. 저는 예전에 배운 게 있어 잘 써먹었는데, 위험한 일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안전에 유의해야 해요.”

그는 언제라도 물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다시 뛰어들겠노라 말했다. 그래야 양심에 떳떳하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그 양심에 가장 큰 자극제는 역시 가족이다. 특히 두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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