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 맨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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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의 추락
  • 현현적적
  • 승인 2013.05.10 15: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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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맨 3편 리뷰.. '테러 공포에 휘감긴 미국사회를 만나다'

미국의 불안

테러라는 말을 사전에 찾아보면 “폭력을 써서 적이나 상대편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로 되어 있다. 그러면 또 폭력은 뭘까? 폭력이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 넓은 뜻으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이르기도 한다.” 뒷부분의 ‘무기로 억누르는 힘’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미국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게 영국과 함께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주 표적을 알카에다와 오사마 빈 라덴으로 설정했다.

 

테러와의 전쟁은 당시 미국사회가 가지고 있던 이슬람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름 합리적인 방법(전쟁)으로 표출한 도구였다. 그 이전에도 미국을 위시한 서방세계는 틈만 나면 이슬람을 공격했고 또 이슬람은 그 받은 대로 복수에 복수를 더하였다. 2001년 9.11은 이러한 복수의 장이 미국 본토로 옮겨진 것인데 미국인들은 적지 않게 놀라고 또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 후 할리우드의 모든 영화에서 이러한 미국의 불안이 감지되는데 아이언 맨 시리즈 3편은 그 공포와 불안이 이제는 제법 얼개를 갖추기 시작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테러와의 전쟁, 그리고 아이언 맨

누가 누구를 테러하는가는 입장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이 지난 60년간 한미동맹을 앞세워 우리에게 행사한 압력도 따지고 보면 우리에게 테러나 다름없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자신들의 군대를 우리의 수도 서울 심장부에 주둔시켜놓고 우리에게 여러 가지 지원을 요구해왔고, 현재도 여전히 그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당연히 북한의 위협으로부터의 평화 보장이며 위대한 핵우산의 보호에 대한 성의표시의 수준으로 생각했겠지만 이런 사실을 우리의 입장으로 뒤집어 보면 거의 테러 개념에 근접하고 있다. 따라서 테러라는 말은 지극히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용어임에 분명하다.

 

▲ 대통령 경호원으로 전락한 아이언 맨

철갑을 두른 우리의 아이언 맨이 처음 등장한 것은 5년 전인 2008년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아이언 맨이 탄생한 지역은 이슬람세력의 중심부로 설정되어있는데 그 뒤 아이언 맨은 미국을 수호하는 (좀 더 정확하게 3편에서는 미국 대통령 개인 경호를 담당하는)존재가 되었다.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개인적 필요로 제작한 철갑 옷이 이제는 국가 안보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 된 3편의 묘사는 구체적으로 불안 증세를 겪고 있는 미국의 속내일 수 있다. 그런 상황으로 설정된 3편에서 드디어 아이언 맨 조차(어쩌면 미국이) 공격당하게 된다. 말 그대로 테러를 당한 것이다.

 

▲ 미국의 공포를 현실화한 만다린

그 테러행위를 한 상대방은 만다린(밴 킹즐리 분)이라는 거대한 이슬람 급진단체, 제법 그럴듯한 구조로 현실을 반영하는 듯했지만 영화는 결국 방향을 선회하여 개인의 문제, 즉 토니 스타크의 문제로 만들고 만다. 왜냐하면 그대로 진행했다가는 결론도 문제지만 전개과정에 대한 책임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동시에 영화는 이 지점, 즉 만다린의 실체가 밝혀지는 지점부터 힘을 잃고 그저 그런 이쑤시개용 영화로 전락하고 만다. 가이 피어스(킬리언 역)의 악역연기는 아무런 강렬함 없이 그저 심심했고 그 엄청난 일을 꾸밀만한 동기라기에는 너무나 개인적 원한이어서 과연 우리의 주인공이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덤빌 일인가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토니 스타크와 페퍼 포츠

사실 이 시리즈 1편에서 본 토니 스타크야 말로 이 영화에 가장 부합하는 캐릭터인데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토니 스타크가 자꾸만 신중해지고 진지해지는 모습으로 변해 간다. 1편의 토니 스타크처럼 천방지축 품성인 존재가 수트를 입으면 영웅이 된다는 반전이 아이언 맨을 보는 관객들에게 뭔가 재미를 주었는데 이제는 정말 생활에서도 그는 영웅처럼 진지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따라서 이러한 영화 내부적 반전이 사라진 상황이다 보니 토니 스타크의 균형추로서 페퍼 포츠(기네스 펠트로 분)의 역할이 사라져 버렸다. 3편에서 페퍼 포츠는 어느새 정숙한 귀부인으로 전락(?)하여, 이전 시리즈에서 관행적 남녀관계를 벗어나 묘한 매력을 주던 토니 스타크와 페퍼 포츠의 관계가 이제는 밋밋하고 진부해졌다. 오직 화려한 CG와 장비, 엄청난 불꽃놀이만이 볼거리가 되고 만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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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현적적 2013-05-15 09:04:54
감사합니다.
두고 두고 생각거리를 던져 주는 것들이 우리 주위에는 참 많은 듯 합니다.

사천의연인 2013-05-13 21:07:20
'래여애반다라'를 읽고 있습니다.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란 시가 참 좋았습니다.일상생활을 담담하게 노래했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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