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중심 탈당 이어질듯.. 농민회는 8일 상임위에서 입장 결정

강기갑 대표가 6일 사실상 분당을 선언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당내 갈등이 끝을 향하고 있다. 사천지역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탈당이 이어질 전망이다.
강기갑 대표가 6일 사실상 분당을 선언하면서 통합진보당의 당내 갈등이 끝을 향하고 있다. 이른바 구당권파에선 분당보다는 ‘당내에서 문제 해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진보정치혁신모임을 주축으로 한 신당권파는 분당을 위한 구체적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강 대표의 분당 선언이 나오자 통합진보당 사천지역위원회 소속 당원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 내분 사태가 길어지면서 피로감에 빠진 일부 당원들은 “차라리 속 시원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김동수 사천지역위원장.
통합진보당 사천지역위원회 김동수 위원장은 분당선언 소식을 접한 뒤 “안타깝다”며 심경을 간단히 밝혔고, “당장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조만간 운영위를 소집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강 대표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지역당원들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거취와 진로 등에 관해 묻기로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당의 분열 상태를 지켜보며 “이번 일로 진보진영이 갈라서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분당에 반대해 왔다.

김 위원장의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지역 당원들은 나름대로 마음을 이미 정한 분위기다.

민주노총 사천지부 허점중 의장은 “그동안 우리는 노동자 중심의 정당을 외치며 당원을 확대해 왔다. 그런데 (당내 갈등이)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진행됐다. 하루 빨리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중앙이 분당되면 사천도 나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수의 조합원들이 탈당할 것으로 예상했고, 반대로 통합진보당에 남을 조합원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일부 단위노조의 경우 노조연맹의 결의에 따라 전체 노조원이 이미 탈당계를 작성한 상태라고 밝혔다.

80여 명의 조합원이 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아이피쇼우드노조 김환영 위원장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단식 중인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 사진출처: 통합진보당기관지 진보정치
그는 먼저 물과 소금까지 끊는 단식을 하고 있는 강 대표를 언급하며 “예전에 하던 단식과 달라서 상당히 걱정스럽다”고 느낌을 전했다. 또 분당 사태에 관해 “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통진당엔 미래가 없다’고 보는 인식이 많아서 적어도 탈당할 사람이 많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 배경으로 조합원들이 평소 강 대표와 친분이 두터웠음을 들었다.

오정옥 사천시농민회장.
이런 가운데 당 대표 경선에서 강기갑, 강병기 두 농민운동가가 맞붙는 바람에 곤혹스러워 했던 농민당원들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사천지역 농민당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사천시농민회는 일찌감치 입장표명을 준비해 왔다. 사천농민회의 상부단위라 할 전농과 전농경남도연맹이 이번 사태에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는 것을 두고 일부 회원들이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면서다.

급기야 지난 8월 31일에는 상임위를 개최해 난상토론 끝에 표결까지 해가며 입장표명을 하는 쪽으로 정리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사태를 좀 더 지켜보자”와 “신당권파를 지지하자”는 두 가지 의견으로 나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오정옥 사천농민회장은 “위에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면 아래에서 먼저 의견을 밝히는 것도 민주적인 방법”이라며, 오는 8일 상임위를 다시 열어 입장표명과 관련한 세부 논의를 다시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대표의 선언으로 분당이 가시화된 가운데, 분당을 할 경우 사천지역위원회 당원들이 각각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도 관심거리다.

통합진보당에 따르면 사천지역 당원은 370명 정도. 그리고 최근 집계에 따르면 20명 정도가 탈당했다. 하지만 이는 “평소 수준”이라는 게 당의 설명이다.

사천지역위원회 박종철 사무국장은 “새로이 입당하고, 또 탈당하는 당원들이 평소에도 늘 있기 때문에 당내 갈등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당이 완전히 갈라서게 될 경우 기존 통합진보당에 남을 당원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개인적으로 당 잔류가 3, 신당 참여가 3, 탈당 후 무당파가 4의 비율이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사무국장은 분당사태와 관련해 “대중노선을 걷겠다고 했으면 쇄신을 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분당으로 가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재 결과 박 사무국장 외에도 다수의 당 관계자가 분당 시 상당수의 당원들이 탈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의 분당사태가 사천지역 진보진영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최용석, 여명순 시의원.
한편 통합진보당 소속 시의원들은 대체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사천가선거구 소속 최용석 의원은 분당 사태에 관해 묻자 “충격적이다”라고 한 뒤 “생각을 정리하지 못해 입장표명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인 여명순 의원은 “일반 당원보다 공인인 만큼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다 같을 수 없는데 이 정도로 분당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신의 진로에 관해선 “당에서 기회를 준 것인 만큼 당 관계자들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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