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스스로 디자인하는 것' 깨달음 준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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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스스로 디자인하는 것' 깨달음 준 멕시코
  • 김윤경 시민기자
  • 승인 2012.07.12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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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 대로 세계일주>11. 한 달론 부족해 다시 찾아.. 즐길거리 넘쳤던 이슬라무헤레즈

▲ 미국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신혼여행지 중 하나인 멕시코 '칸쿤'
멕시코는 13개월의 여행 기간 중 3번이나 다시 갈 만큼 나에겐 최고의 매력적인 국가이다.
처음 멕시코를 여행할 때 멕시코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이었다.

처음 세계일주 비행기 표를 발권할 때만 해도 그 정도면 멕시코를 충분히 볼 수 있다는 엄청난 착각을 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슬라무혜레스’나 ‘코즈멜’ 같은 섬에는 갈 시간이 없었다.
그때만 해도 멕시코 전체를 한 달 안에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 사실, 가끔 난 이 보아야 한다는 표현이 참 웃기다고 생각한다. 여행은 내가 결정한 나만의 시간이고, 내가 행복하고자 선택한 길인데, 보아야 한다니. 내가 무슨 수학여행 온 학생도 아니고…….

표현해 놓고 나서 웃기다고 생각하면서도 종종 이 말을 쓰고 있는 날 본다.
그러면서 혹시 내 여행의 주인공이 내가 아닐 때가 있지는 않은지 다시금 돌아보곤 했다.

처음 한 달은 칸쿤, 플라야 델 카르멘, 메리다, 와하까, 푸에르토 에스콘디도, 멕시코 시티를 보았고,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멕시코를 딱 한 달만 더 보고 싶다는 생각에 비행기 표 변경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그러나 필리핀에서 만난 친구가 내 다음 여행지인 캐나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변경 시 이미 한번 일정을 변경해 버린 세계일주 항공권이 날아갈 판이라 아쉬울 때 떠나는 것에 오히려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눈물을 머금고 멕시코를 떠났었다.

▲ 3월임에도 불구하고 새하얀 눈 옷을 입고 나를 맞이해 준 캐나다 토론토.
하지만 뜨거웠던 멕시코에 익숙해져 있던 나는 영하 15도의 새하얀 눈옷을 입고 나를 맞이한 캐나다에 쉬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어학연수를 하고 있던 친구 집에 더불어 살며, 살아남기 위한 겨울옷 쇼핑을 몇 일간 지속하고, 여기가 한국인지 토론토인지 헷갈릴 정도로 우리네 사람들과 음식에 둘려 쌓여 지내면서 그래도 난 여행자이니 신분에 맞게 모든 걸 새롭게 봐야 하고,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캐나다인을 만나야 한다며 여행 중 만난 오스트리아 친구에게 소개받은 ‘카우치 서핑’에 가입해 방송국 스포츠 카메라맨으로 일하는 캐나다 현지인 집에서 숙식도 하고, 그 친구의 안내로 여기저기 다녀 보았지만 내 마음은 따뜻한 나라 멕시코에 있었다.

그러기를 18일 정도 지났을까?
친구와 마트에서 당근을 사서 돌아오는데 온 몸을 면도날도 갈기갈기 난도질 하는듯한 칼바람이 불었다.
순간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지?

난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여행하는 거야. 난 여기서 행복하지 않아.
계획? 누구를 위한거야? 계획은 그냥 가이드라인일 뿐이야.
그래 여행은 내가 디자인하는 거야. 난 다시 멕시코로 갈 거야. 아직은 이 추위와 지내기 싫어”라고 친구에게 외친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틀 후 멕시코로 돌아가는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놀라서 입이 떡 벌어져 있는 친구에게 캐나다와 난 아직 인연이 아닌 것 같다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오겠다는 말과 더운 중미에는 필요 없는 짐들을 남기고 달랑 배낭 하나만 매고 토론토를 떠났다.

다시 온 멕시코에선 처음에 가고 싶었지만 시간관계상 생략할 수밖에 없었던 섬 위주로 여행을 했다.

▲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의 밀가루처럼 하얗고 부드러운 화이트 샌드와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코발트 빛 바다
‘코즈멜’과 ‘이슬라 무혜레스’ 두 섬은 자주 비교된다.

세계 주요 다이빙 포인트 중 하나인 코즈멜은 이슬라 무혜레스보다 훨씬 크지만 너무 관광지화 되어 있고, 비싼 물가로 인해 가족 단위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여행자들의 섬으로 표현되는 반면에 ‘이슬라 무혜레스’는 작지만 덜 관광지화 되어 있어 배낭 여행자들이 선호한다.

두 곳을 모두 가본 내 개인적 소견으로는 작던 크든 둘 다 이미 충분히 관광지화 되어 있고, 나름의 매력을 다 가지고 있으며, 뭐 ‘코즈멜’이 물가가 다소 비쌀 수 있지만 직접 음식을 해 먹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는 거다.

결론은 더 이상 관광객들이 적은 관광지란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홀 복시’라고 ‘이슬라 무혜레스’보다 작은 섬이 대안으로 새로이 떠오르고 있지만 10년 전 영어 가이드북에도 그 섬이 주요 관광지로 소개되었고, 아직까지 두 섬보다 관광객들이 적다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었다.

장소마다 인연의 때가 따로 있다는 평소의 믿음대로라면 그때는 나의 인연이 아니었는지 ‘홀 복시’까지는 가고 싶지 않았다.

말이 길어졌는데, 암튼 ‘이슬라 무혜레스’는 섬 자체보다 섬으로 가는 바다길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크리스털 빛깔 물이란 이런 걸 말하는 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은 크기가 작아 골프카트나,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빌려서 섬 일주를 하는데,내가 택한 건 자전거였다.

▲ 세계적인 섹시 여가수 마돈나의 '이슬라 무혜레스'의 배경이 된 멕시코의 작고 아름다운 섬 '이슬라 무혜레스'에서 골프 카트를 타고 섬을 구경하는 사람들.
왜냐고?
일단 골프 카는 비싸며 4인 정도 타야 예산이 맞았고, 무엇보다 돈을 떠나 나에겐 4발 달린 게 크게 흥미를 자극하지 못했다.

그리고 오토바이는 경험이 없었고, 자전거는 칠레의 이따까마 사막에서 무리지어 타 보았지만 혼자 일주하는 건 처음이라 나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빌릴 때 호스텔 매니저가 그랬다. 운동을 하고 싶으면 자전거를 타고, 그냥 섬이 보고 싶으면 스쿠터나 골프카를 타라고.

반나절 자전거를 탄 나의 소감은? 운동이라 부를 정도로 힘들지 않았다는 거다!!!

오히려 눈부시게 아름다운 섬을 바람과 함께 달리는 기분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탄 나와 골프카를 타고 섬 일주하는 한 가족단위의 관광객과 내내 같은 도로에서 나란히 달렸다는 재미난 사실.ㅋㅋ

▲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바다색을 보여 준 '이슬라 무헤레스'
혹시, 이슬라 무혜레스를 무엇으로 일주할까 고민하는 사람? 힘들지 않으니 과감히 자전거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또 하나의 팁!

섬 일주 하는 것 외에 이슬라 무혜레스에서 뭘 하고 노냐고 물으신다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싶다.

1. 아름다운 비치에서 수영하고, 썬 베씽 하기
2. 시설물 이용료를 주고 아름다운 개인 비치에서 스노클링 하면서 물고기랑 놀기
3. 호스텔에서 비치발리볼 하기
4. 밤마다 호스텔의 라이브 뮤직 듣기
5. 호스텔 무료 스페인 수업과 요가 레슨 받기
6. 호스텔 비치 바에서 술 마시고, 춤추기
7. 호스텔 해먹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별보고 책 읽고, 음악 듣기
8. 이슬라 무혜레스 섬 어슬렁거리기
9. 스쿠버 다이빙 / 바다낚시 하기
10. 씨푸드 먹기

난 3, 5, 9번 빼고는 이 섬에서 다 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섬에서의 셋째 날 일어났다.

호스텔에 웬 멕시코 여행자가 왔다.
그 호스텔은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곳이라 현지인은 한명도 없었다.
딱 보기에도 21~22세로 보이는 이 녀석이 나에게 같이 나가 술 마시고 춤추잖다.
영어도 거의 못하면서.

▲ '이슬라 무헤레스'에서 나의 흑장미와 흑기사를 자처했던 다국적의 선남선녀 친구들~!
그 당시만 해도 나도 스페인어를 거의 못했기에, 우리 둘은 대화가 되지 않고, 더구나 난 기혼자이니 다른 사람 찾아보라며 거절하고 있는데, 어디서 통역관(?)까지 대동한 이 녀석들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한 무리의 아이들이 내가 자기들과 선약이 잡혀 있다며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러면서 엄청 신나 한다. 자기들이 나를 구했다고.

왜 아이들이라고 표현했냐고? 평균 나이가 24살이었기 때문이었다.
귀여운 것들~!

그러면서 나를 자기 27살로 착각하는 큰 선물(?)까지 주었다. 암튼, 덴마크, 뉴질랜드, 아일랜드 등에서 온 귀여운 아이들은 섬에서 머무는 내내 저 사건으로 뿌듯해 했고, 나를 어미닭이 병아리 보호하듯 데리고 다녔다.

더 재미있는 건 이 무리들 중 아이리시 맨인 댄과 가빈은 그 후 두 번이나 더 다른 나라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특별한 인연으로 남았다.

얘들아, 너희들이 나를 구했다고 너무 뿌듯해 해서 차마 말하지 못했는데, 난 너희들 이모뻘 이란다.
그래도 그때 함께 해 주어서 고마웠어!

▲ 멕시코 캐리비안의 멋진 섬 '코즈멜'을 구경하러 온 미국의 대형 크루저.

이 글은 김윤경 시민기자가 2010년 7월부터 2011년 7월까지 13개월간 세계 곳곳을 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기록한 여행기다. 그녀는 1997년 해군장교로 임관해 근무하다 2010년 11월에 소령으로 전역했으며, 지금은 보건교사로 일한다. 고향은 경남 진주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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