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농기센터 행정사무감사서 창극단 문제 지적..'용궁밥상'도 도마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약 3억9000만원이 투입됐던 사천시 수궁가 창극단이 올해 예산이 없어, 사실상 해체 상태에 있는 것을 두고 '혈세 낭비' 지적이 일었다.
또한 1만 원 이하의 저렴한 향토음식메뉴로 개발해 서포면 비토섬 횟집 등에서 상품화하겠다던 '용궁밥상' 또한 용역과정에서 원가계산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질타를 받았다. 현재 서포면 횟집 등에서는 사천시의 레시피대로라면 마진이 남지 않는다며, 메뉴화를 꺼리고 있다.
문제가 된 두 사업 모두 사천시농업기술센터가 향토산업육성사업과 시자체사업비로 추진한 '별주부전 테마파크 인프라구축 사업'의 일부다.
사천시는 '별주부전 설화배경장소 재조명과 국제적인 문화예술 관광 명소화'를 목표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총41억5500만원(광특13억7000만원, 국비9000만원, 도비1억8000만원, 시비13억2000만원, 자체11억9500만원)을 투입해 별주부전 테마 관광 인프라구축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사천시는 비토섬에 들어설 별주부전 테마파크에 상설공연장을 마련하고, 섬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창극 공연을 보여줄 계획이었다. 이에 시농기센터는 2009년께 사천문화원에 창극단 운영을 위탁했다.
2011년에는 당초 1억5000만원이 투입될 예정이었으나, 농림부의 예산과다 지적으로 1억원이 삭감된 5000만원이 6월 29일 승인됐다. 창극단 운영을 맡은 사천문화원에서는 경남문화재단을 통해 5000만원을 확보해, 총1억원의 예산으로 2011년 3회 공연에 나섰다. 창단 이후 전체 공연 횟수는 8회.
농림부는 약40억원의 예산으로 3년짜리 관광인프라 구축 사업을 하면서 창극단 하나에 5억 가까운 투입되는 것을 두고 '과도한 지출'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유지운영에 매년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창극단보다는 주민들의 실제 소득 창출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사업이나 가시적인 관광 인프라 개선에 예산을 배분할 것을 주문했던 것.
사천시농업기술센터는 문화관광 관련 부서인 사천시 문화관광과에 창극단 운영 지원 등 업무를 이관할 것을 협의했으나, 한 달 1000만원이 넘는 인건비, 사업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난항을 겪었다.
논란 끝에 사천시농업기술센터와 문화관광과 어느 한 곳에도 올해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에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창극단은 해체 상태에 있다.
실제 별주부 역을 맡은 사천의 소리꾼 이윤옥 명창을 제외하곤 용왕, 토끼 등 주요배역과 연출이 타 지역서 섭외한 인물들이어서, 현재 각지로 흩어져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혈세를 투입했지만 지역의 문화적 자산으로 남지 않고, 단지 실험으로 끝날 운명이었다는 지적이 문화계 일각에서 일었다.
25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용석 산업건설위원장은 "(사천시가) 시작 전 충분한 타당성 점검이나 운영 관리부분에 대해 검토 없이 시작하더니 3억원 넘게 쓰고서 혈세를 사장시킨 꼴이 됐다. 정책개발실패고, 예산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술 미래농업과장은 "문화관광과와 상의했으나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며 "예산낭비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너무 낭비적인 사업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수궁가 창극단 위탁운영을 맡았던 사천문화원 관계자는 “지난해 창원 315아트센터 공연 등을 통해 사천이 수궁가 본고장임을 알렸고, 3억 돈 들어간 것 이상의 광고효과 있었다”며 “문화적 자산을 무조건 경제논리로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1년간 예산이 없이 방치된다면 극단은 깨지게 된다. 힘들게 노력해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이렇게 되어 버려서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