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론 회원, 사물놀이 배우기 위해 '큰들' 찾아

사물놀이 강습에 열중하고 있는 일본 '론' 회원들
사천시 곤명면 작팔리에 위치한 큰들문화예술센터. 공연 연습실에서는 사물놀이를 가르치고 배우는 강사와 교육생들의 힘찬 연주 열기로 뜨겁다.

꽹과리, 징, 장구, 북을 울리는 손짓이 아직 ‘초짜’ 수준이지만 강사의 한 마디 한 마디, 강사가 들려주는 한 소절 한 소절을 놓칠세라 그들이 쏟아내는 열정은 겨울 추위를 녹일 듯 하다.

9명의 교육생들은 30대에서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어진 강행군 연습으로 몸도 마음도 지칠 법도 하지만 사물놀이를 배우기 위한 열정 하나만으로 버텨내고 있다.

사물놀이를 직접 시연하고 있는 '론' 회원들
이들은 사물놀이를 직접 배우기 위해 지난 7일 대한해협을 건너서 사천 큰들문화센터를 찾은 일본인들이다.

일본 전 지역에서 25개 단체로 구성돼 있는 ‘근로자 음악감상회“(줄여서: 론) 회원들로 일본 간사이 효고현 소속의 회원들이다. 이들의 직업은 고등학교 영어 교사, 소설가, 일반 노동자, 주부 등 다양하다.

‘론’은 일본 내에서 진보적인 단체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 전통음악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 전통음악의 교류를 통해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목적으로 결성된 순수 시민단체다.

론 회원들이 큰들문화예술센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올해로 벌써 4년째다. 론 회원들은 큰들문화예술센터 ‘마당극’ 공연에 감명을 받은 이후 계속해서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사물놀이를 배워서 공연도 직접 열고 일본인을 대상으로 사물놀이를 가르치겠다는 소망으로까지 커졌다.

장구를 조립하고 있는 론 효고현지부 다케무라 회장(왼쪽)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큰들문화예술센터로 부터 2개월 정도 사물놀이를 배웠던 노리아키 다케무라(회장)씨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10번에 걸쳐 사물놀이 공연을 열었다고 한다.

다케무라씨는 특히 일본 내에서 열렸던 한국인 강제징용 위령 행사에서 직접 사물놀이 시연을 선보였고 재일동포들을 대상으로도 공연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제가 사물놀이를 배우는 이유는 일본, 한국 ,중국의 문화가 비슷하고 한 때 좋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음악을 통해 양국의 관계를 좋게 하고 싶어섭니다.”

김혜정 큰들문화예술센터 사무국장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한다. 하지만 의지가 강해서 잘 견디고 있고 사물놀이에 대한 열성은 한국인 못지않다”고 말했다.

큰들문화예술센터는 내년 3월 론 창립 55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돼 일본에서 2개월 가까이 마당극 ‘유월의 꽃이 피었습니다’와 130인 사물놀이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이번에 사물놀이 교육을 받은 론 회원들은 이 자리에서 130인 사물놀이 공연에 함께 참여해 실력을 뽐내기로 했다.

사물놀이 배움에 흠뻑 빠진 론 회원들의 강행군은 10일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장구 연습을 하고 있는 론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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