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샘솟는 '사천시장애인부모회' 열린학교

한국국제대 학생이 장애아동들의 연날리기를 도와주고 있는 모습
제법 쌀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겨울 한 낮에 사천읍 구 동성초등학교(명신대학교 사천교육관) 운동장이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힘찬 뜀박질로 활기가 넘친다. 겨울바람 사이로 연을 띄우려 애써 보지만 서투른 손길에 연은 좀처럼 날개를 펴지 못한다. 발에 연줄이 꼬이기도 하고 옷에 걸리기 일쑤다. 언니, 오빠들이 거들고 나섰지만 연은 이들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헛돌기만 한다.

그래도 아이들과 청소년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겨울바람이 매섭게 느껴질 만도 하고 짜증스럽기도 하겠지만 모처럼 야외에서 연 날리기 재미에 푹 빠진 이들은 신이 났다.

장애아동 발에 걸린 연줄을 떼어내고 있는 자원봉사자
이들은 사찬에서 살고 있는 초, 중,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장애아동들이다.
사천장애인부모회가 작년 12월2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관내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희망이 자라는 열린학교’를 열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올해로 벌써 7번째를 맞은 ‘희망이 자라는 열린학교’에는 모두 45명이 참여했다.

사천장애인부모회는 방학동안 가정 내에 방치되기 쉬운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활기차고효율적인 시간 활용의 기회를 제공하며 장애아동 가족들의 보호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방학 때마다 열고 있다.

19일간 진행되는 교육 기간 동안 장애아동들이 신나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도록 도예, 음악, 미술활동, 등산, 영화관람, 체육활동, 레크리에이션, 비누공예, 놀이공원 체험, 요리, 성교육, 언어교육 등 매일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짜여 있다.

최준기 사천시장애인부모회 회장

사천장애인부모회 최준기 회장은 “학부모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장애아동들이 일반학교에 다닐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열린학교에서는 장애아동에 맞춰 눈높이 교육을 하고 있고 부모님들도 직접 참여를 해서 아이들이 무척 재밌어 합니다. 특히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맡기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호응이 더 좋습니다.”

그러나 열린학교를 진행하면서 재원확보가 힘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열린학교를 열기 위해서는 총 2천만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한데, 실제로 도시비 지원 8백만원과 개인후원 3백만원 등 11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 중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은 전액 무료이고, 일반 가정은 10만원 정도의 참가비를 받고 있지만 큰 도움이 안 되는 실정이다.

그나마 한국국제대 초등특수학과 학생들과 학부모의 자원봉사, 각종 단체의 차량 지원 등으로 부족한 재원 부분을 메우고 있다.

이들의 자원봉사와 차량 지원 등이 있었기에 해마다 열린학교를 겨우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최 회장은 특히 “명신대학교 오태열 관장의 배려로 교실과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교육장소가 꼭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이 자라는 열린학교’ 졸업식은 오는 17일(토) 오전 10시 사천읍 구 동성초교 사천시장애인부모회 강당에서 열린다.

등산을 다녀온 뒤 열린 학교 참가학생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찍은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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