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개항 42주년 맞은 사천공항의 안종현 지사장

한국공항공사 사천지사 안종현 지사장. 오른쪽 위는 사천공항 협력업체 관계자들과 개항 42주년을 맞은 지난 1일 간담회를 갖는 모습.
경남 유일의 공항인 사천공항이 지난 1일로 개항 42주년을 맞았다. 이에 한국공항공사 사천지사는 사천공항 상주직원들을 중심으로 공항 대합실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국공항공사 안종현 지사장은 “올해 사천공항이 국제공항으로 발돋움하기에 좋은 징후가 많았다. 사천공항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반드시 국제선을 취항시키도록 노력하자”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의 말처럼 정말 사천공항의 미래는 밝은 걸까. 또 내년이면 중국관광객이 전세기를 타고 와 사천과 남해안 일대를 누비게 될까. 어쩌면 허풍으로 들릴 법도 한 ‘2012년 국제선 취항’을 자신 있게 말하는 안종현 지사장을 1일 만나 사천공항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42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가졌는데, 이런 행사가 처음이라고 들었다. 사실인지..

=그런 것으로 안다. 1969년 11월 1일 대한항공이 취항하면서 처음 문을 열어 한 때 여객처리 100만 명의 중견 공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16만 명 수준으로 줄어, 이대로 가다간 문을 닫는 것 아니냐를 걱정해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 오늘 처음 개항 기념식을 가진 것은 내년에 국제선을 꼭 취항시키자는 결의도 다지고, 사천공항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의미다.

지난 1일 개항 42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하는 모습.
△(안 지사장이)올해 4월 사천지사에 부임하면서부터 공항 활성화 여론이 높아졌다. 특히 국제선 취항을 강조하고 있는데, 왜 국제선인가?

=2000년대 접어들면서 국내선 수요는 포화상태다. 오히려 최근 들어 도로와 철길의 확대로 사천공항을 비롯한 지역공항은 이용객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선 수요를 창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국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국외로 눈을 돌린다고는 하나 국제선 유치가 쉬운 일이 아니지 않은가? 많은 지역민들이 정말 가능할지 궁금해 한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분명히 말하자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지자체와 지역상공인, 여행업체 그리고 저희가 힘을 합해야 한다. 최근 경남도가 지역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조례를 만든 것은 퍽 반가운 일이다. 또 사천시도 비슷한 조례를 입법예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청주공항의 경우 대전, 충남, 충북 세 광역단체가 재정지원조례를 만들어 국제공항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천공항도 사천뿐 아니라 진주, 남해 등 인근 기초단체들도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천공항 관계자들이 축배를 드는 모습.
△내세운 목표가 ‘2012년 국제선 취항’이다. 바로 내년인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일단 국제선을 취항시킨다는 것은 전세기를 띄운다는 얘기다. 가장 유력한 나라는 중국이다. 그 중에도 현재 우리나라와 직항로가 없는 도시를 개척할 생각이다. 여기에는 여행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로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주체는 여행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여행사와 현지 여행사 사이에 협력관계를 갖추도록 돕겠다. 나아가 상대적으로 값싼 현지 항공사를 설득하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지난 번 여행업체들과 간담회에서 청주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활성화 시켰던 경험을 강조한 바 있는데, 청주에 비하면 사천 주변 인구가 너무 적은 것 아닌가?

=국제선을 띄우는 데 있어 주변 인구는 크게 중요치 않다. 직항로가 없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멀리서도 오기 마련이고, 그런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참고로 지난 1년간 인천공항을 이용한 경남도민이 100만 명으로 추정되고, 김해공항 국제선을 이용한 사람은 300만 명이다. 기본적인 예비고객이 있는 셈이다.

△사천공항 주변에 중국인들의 눈길을 끌 만한 게 있다고 보나?

=당연하다. 중국 내륙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바다 구경이 쉽지 않다. 따라서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은 관광객을 끌 가능성이 충분한 편이다. 삼천포 앞바다 다도해 풍경과 남해안 갯벌 풍경은 좋은 볼거리다. 특히 삼천포 수산시장 풍경은 좋은 먹거리와 볼거리로써, 중국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사천공항은 앞으로 공항 대합실을 시민들에게 문화공간으로 제공한다. 그 첫 사례로 사천8경 사진전을 열고 있다.
△내년 말이면 정년퇴임을 맞는 것으로 안다. 그럼에도 사천공항 활성화에 정열을 쏟는 이유는 뭔가?

=동료들로부터 ‘말년에 뭔 극성이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퇴직 앞뒀다고 한 발 물러서 있고 싶지는 않다. 청주공항에 근무하면서 지방공항의 어려움을 이해했고, 또 노력하면 얼마든지 수요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깨달았다. 참고로 청주공항 부임 초기이던 2003년에는 연간 45만 명이던 이용객이 2006년 말 100만 명으로 늘었다. 또한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하기에, ‘퇴직은 곧 전직’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퇴직 후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사천공항 국제선 취항’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지자체와 여행사, 상공인을 비롯한 지역민들이 합심하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 최근 경남도가 사천공항 활성화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다. 사천시와 지역민들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인근 지자체의 동참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2012년이면 분명히 사천공항에 국세선이 뜨고 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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