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회적경제 탐색>(5) [접속] - 벨기에3(자크 드푸르니 교수)

 

<유럽 사회적경제 탐색>이 글은 '하이에나' 시민기자가 2010년 12월에 유럽의 사회적경제 현황을 둘러보고 작성한 해외연수보고서 '유럽의 사회연대경제 조직방문 및 대안경제에 대한 탐색' 중 일부를 요약한 것으로, 매주 2편 씩 소개한다. -편집자-

<사진 : 구글>

 만남? 기대!

 한국에 이미 2~3차례 방문을 통해 ‘사회적 기업과 경제’에 대한 강의를 하신적 있는 리에쥬 대학의 드푸르니(jacques defourny,경제학,유럽사회적기업연구네트워크[EMES]회장) 교수와의 만남은 시민기자에게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왜냐하면 기자는 오래전부터 『social entreprise』,『the emergence of social entreprise』라는 책을 통해 드푸르니 교수의 사회적경제와 기업에 대한 휼륭한 글들을 읽어오고 있었는데, 사회적기업에 대한 개념정의를 ‘협동조합과 비영리민간단체와의 결합’으로 서술하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 준신분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없는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기업은 “앙꼬 빠진 붕어빵”이라고 할까!. 리에쥬 대학에서 사회적경제를 공부하고 있는 엄형식 연구원의 통역과 함께 책으로만 읽었던 내용을 그분의 몸을 빌려 직접 들을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다음은 강의 녹취를 정리한 것이다.

 

사회적경제 구성의 삼총사

 사회적경제를 구성하는 요소들, 특히 유럽의 일반적인 상황에서 애기할 때 세가지 정도로 나누는데, 첫째는 ‘상호공제조합’이다. 상호공제조합은 비자본주의 형태의 보험회사라 할 수 있는데,보통의 일반 보험은 리스크가 큰 사람들은 보험가입이 불가능한데 반해 상호공제조합은 모든 사람들이 가입가능하고 조합원들은 소득에 비례해서 보험금을 내고 혜택은 필요한 만큼 받는 연대원칙에 의해 운영이 된다. 그리고 수익은 주주나 소수의 소유권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입 조합원들을 위해서 사용하거나 저축하게 된다. 가령 조합원들의 보험료 인하나 무담보 대출등으로 이루어진다.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적인 경제원칙에 대한 대안으로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사회적경제 조직들인데, 자본주의적인 보험회사와는 다르게 움직인다. 며칠 전 뉴스에 보도된 “미국 금융사들의 수수료 인상과 횡포에 분노한 시민들이 지역의 신용협동조합으로 대거 옮긴다”는 보도는 사람중심의 사회적경제 특히 상호공제조합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사건들이다. 상호공제조합은 별개의 의료보험처럼 국가와 아주 중요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운영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자체는 독립적이다. 스스로 자율성을 가지는 것이다.

 사회적경제의 두 번째 구성요소는 ‘협동조합’이 있다. 모든 의사결정구조나 이런 것들이 자본을 얼마만큼 소유했느냐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놓고 자본의 힘을 분배시키고 배분할 수 있지만 제한적으로 하는 구조를 말한다.

 세 번째 구성요소는 ‘민간단체’이다. 말 그대로 비영리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에게 어떠한 경제적인 혜택도 돌려주지 않은 공익을 위한 것이 중심이 된다.

 

 사회적경제의 규모와 특성

 사회적경제 조직은 자본주의 대안으로서 등장하고 있는데, 보충적이고 보완적인 접근법과 자본주의를 대체하고 넘어서려는 급진적 접근법도 있다. 벨기에의 사회적경제는 노동자와 농민들의 운동으로부터 시작해 한 축으로는 카돌릭을 배경으로 성장한 운동, 또 한 축으로는 사회주의를 배경으로 성장한 운동, 이런 두 운동을 큰 축으로 각각의 노동자, 농민의 운동이 있었고, 그것을 기반으로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등장했으며 그것은 이탈리아,프랑스도 비슷한 경우이다.

 벨기에의 사회적 경제의 민간단체, 상호공제조합, 협동조합, 사회적목적 기업의 고용인원은 58만9천명으로 거의 60만명에 가까운 수치다. 벨기에 사회에서 사회적경제가 고용하고 있는 총량은 16.7% 정도다. 사회적경제의 고용율은 전체의 8.8%를 차지하는 대단히 큰 규모이다.

 

                        유럽에서 말하는 제3세터, 사회적 경제의 개념은 국가와 시장과 다른 독립적인 섹터가 아니다. 경제는 크게 3가지 다른 논리로 돌아가는 축이 있는데, 첫째 국가-재분배 기능의 논리, 둘째 시장-교환의 논리, 셋째 호혜-주고 받는 상호성 논리에 기반한 호혜의 논리가 다양하게 돌아가는 것이다. 민간영역은 호혜성+시장성, 재분배는 공공, 시장에서는 이윤을 추구하는 활동들이며, 국가나 시장은 공식화된 경제활동이다. 호혜서에 입각한 경제활동은 비공식적인 부분이다.

 사회적 경제는 어느 한 축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이 세 축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적기업은 영리를 추구하려고 만든 기업은 아니다. 경제활동이 시장에 가깝기는 하지만 영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조직은 아닌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비영리 민간조직과 협동조합의 역동이 새롭게 조합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경제의 현대판 버전 -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과 비영리 민간조직은 사회적 기업 안에 있지만 별도의 다른 영역들로 구분된 형태로 존재하고 발달해 왔다. 협동조합은 내부 조합원들의 이해를 추구한다. 대표적으로 소비자들의 이해를 추구하는 소비자조합, 노동자들의 이해를 추구하는 노동자협동조합이 있는데, 점차 공익, 조합원 외부에 있는 넓은 의미의 공익과 시민을 위해 일하는 협동조합들이 등장했고, 그런 것들이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형태(프랑스는 “공익 협동조합”이라 칭함)로 불리고, 그런 식으로 비영리조직들의 특성에 가까워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비영리 민간단체의 경우에도 전통적인 사회적 권익을 주장하는 단체들이나 사회서비스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 속에서 기업가적인, 역동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들이 증가하고 늘어나는, 외향은 협동조합같은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협동조합과 비영리민간단체의 기능과 성격이 중첩되는 가운데 이러한 현상을 사회적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협동조합에 있지만 비영리 민간단체에 가까운, 비영리 민간단체에 있지만 협동조합에 가까운 이러한 넓은 영역에 있는 활동을 통칭해서, 혹은 두 집단 밖에 있는 다른 법적지위의 활동을 그렇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협동조합적인 모델을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제도를 보면,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폴란드의 다양한 사회적 협동조합에 관련된 법들이 만들어져 왔다. 다른 모델로서 여러 가지 형태들의 제도적 지위에 사회적 지위를 부여하는 제도가 만들어 졌는데, 벨기에의 ‘사회적 목적기업’,영국의 ‘지역이익회사’, 한국,필란드,이태리,필란드 사회적 기업등이 있다.

 

경제 복합주의 꽃 - 사회적 경제

 결론적으로 다원주의, 다양성이 모든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정치영역에서 다양성은 민주주의 핵심이 되고, 문화영역에서도 창의성의 핵심, 철학,종교 영역에서도 단일한 종교철학을 강요할 수 없는 다양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환경영역에서도 생태학적 다양성이 굉장히 중요한 가치로 인식되고 있다.

 경제분야에서 다양성이 어떻게 보여지는가? 오늘날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압도적으로 세상의 모든 경제활동의 기준을 자유시장과 이윤추구로 보는 것을 자연스러운 본성인 것처럼 만드는 이데올로기가 지배하고 있는데, 이것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재분배의 경제, 호혜(상호성)에 기반한 경제, 혼합된 경제, 다양한 경제의 형태가 존재하고 다양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 경제분야에서 중요하다.

 사회적경제가 다른 모든 경제를 대체한다거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경제를 통해서 경제라고 하는 것은 다른 영역들로 구성되어있다는 것, 그리고 더 활발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게끔 다원적인 성격이라는 인식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는 다원적 성격은 3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는 사회적 경제활동의 목표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경제활동의 전부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이해를 위해 지역사회의 공익을 위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두 번째는 이해관계자들의 권리의 측면이 중요하다. 주주들의 권익만 수용되는 구조가 아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권리가 민주적으로 보장되어 관리되어야 한다. 셋째는 사회적 경제가 동원하는 자원성도 중요하다. 시장의 경제활동도 있지만, 공공에서 오는 돈도 있고, 기부, 자원활동에 대해서는 특히 사회적 경제에서만 동원할 수 있는 것인데, 중요한 것은 다원적 접근을 통해 자원을 동원하는 것이 중요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경제는 지역적 수준에서나 국가적,세계적 수준에서 이러한 다양성을 키워나가야 한다. 세상에 살아가는 다양한 욕구와 다양한 필요를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 현대의 경제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움직이는 구조인데, 이런 것들을 넘어서서 다양한 이해와 필요에 부합하는 그런 경제활동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다양성을 강조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 1 - 유럽과 미국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개념비교 및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 미국 같은 경우는 공익적인 목적으로 하지만 자원은 최대한 시장에서 가져오는 것을 중시하고, 사회적 기업의 개인역량을 중시한다. 반면 유럽 같은 경우는 시장활동을 동일하게 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다양한 자원을 엮어서 함께 집합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동성을 더 강조한다. 미국은 시장과 개인의 힘을 압도적으로 중시하는 반면, 유럽은 복합적인 자원과 집단의 힘 그리고 역동성을 강조한다.

 협동조합과 비영리조직간의 결합방법이 유럽의 특징이라면 미국이 그에 덧붙이는 것이 민간영역의 주도성을 더 강조한다. 예를 들어 조인트벤처, 기업과 같이 만드는 사회적 기업, 기업의 사회적 책임,기업이 돈을 내는 재단의 후원을 더 강조하는 추세이다. 반면,유럽에서는 공공정책을 더 강조하는 특징이 있다. 새로운 법적제도, 지자체의 파트너십,사회적 경제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기금을 더 강조한다.

 한국은 기초생활보장법 등의 국가의 강한 정책적 개입을 통하 공공정책의 영향이 큰 것은 맞는데, 공공복지의 내용이 민간기업을 활성화시키는 상황이다. 지금 영국도 그렇다. 공공부문에 대해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의 영향력이나 정책들이 시장으로 내모는, 어떤 경우는 사회적 경제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모는 경향을 한국,아시아,영국에서 보이고 있다.

이제 벨기에와의 접속을 끝내고 다음은 프랑스로 넘어가 보자.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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