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꿈꾸며> ‘불혹에도 종잡을 수 없는 내 맘이여!’

▲ 산허리 논 밭둑에서 하늘거리며 은색 자태를 뽐내는 억새. 그런데 억새는 남, 북 어느 쪽에서 먼저 볼 수 있을까요?

<건강한 삶을 꿈꾸며> 이 글은 최근 귀농한 오영환 님이 그의 고민과 경험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올리는 것입니다.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편집자-

더 가지려는 욕심 즉, 탐욕을 버리고 비움과 자연의 섭리에 순명하며 살자고 귀농을 결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버리지 못한 욕심과 탐욕의 끝자락을 잡고 있습니다.

   
▲ 많은 달걀통을 쌓아 놓고도 한 알에 집착하며 탐욕을 내 보이는 필자!

달걀을 수거해서 부드러운 수건에 EM섞은 물을 묻혀 깨끗하게 닦으면서 회원들에게 전해드릴 좋은 것과 파란이라고 불리는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달걀을 구분해서 달걀통에 넣습니다.

파란은 금이 갔거나, 모양이 이상하거나, 크기가 유난히 작거나 또는 크거나, 달걀 껍질의 변형 등을 확인하여 구분합니다.

외형적으로 큰 흠이 있는 파란은 눈으로 쉽게 확인이 되지만, 실금이 간 달걀은 육안으로는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그 파란은 달걀을 닦다보면 두 개의 물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납니다.

▲ 가을 대표 꽃 '살살이 꽃'(코스모스)과 달구들이 생활하는 계사.

오늘도 한 알의 달걀을 닦다가 그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리 유심히 봐도 금 자국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신선하고 좋은 달걀을 회원들에게 배달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기에 아쉽지만 파란을 모으는 통으로 보냈습니다.

저의 욕심은 지금부터입니다.

달걀 포장을 하였는데 마지막 한 통에 달걀 하나가 부족한 것입니다. 다 채우고 싶다는 욕심이 솟아났고 저는 자연스럽게 파란을 모아둔 달걀통으로 눈이 갔습니다.

그 통속에서 육안으로 금을 확인하지 못한 달걀을 다시 집어 들어 배달할 달걀통에 넣을 생각으로 요리조리 꼼꼼히 살펴보는 중이었습니다.

▲ 왼쪽 아래 사진이 필자가 탐욕을 부리던 달걀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달걀이 손에서 뚝 떨어져 확연하게 깨어진 것입니다.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저에게 하느님께서 한 방에 답을 주셨지요.

순간 실소가 나왔습니다.
불혹의 가운데 있는 지금에도 이 버리지 못하는 집착과 욕심. 언제 없어질까요?

▲ 초가을에 심은 볼품없던 배추가 탐스럽게 커 가고 있습니다.

이 가을, 넉넉함에서나 궁핍함 속에서도 인간성이 매몰되거나 비굴해지지 않는 자족의 능력을 청해봅니다.

*이 글은 다음카페 '생명의 땅' http://cafe.daum.net/todauddmlEkd 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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