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을 꿈꾸며>흙목욕에 가슴부풀기.. 그들의 능력을 믿다!

▲ 온 몸에 흙을 뒤집어 쓴 수탁!

<건강한 삶을 꿈꾸며> 이 글은 최근 귀농한 오영환 님이 그의 고민과 경험을 더 많은 분들과 나누기 위해 올리는 것입니다. 귀농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편집자-

귀농하여 처음 맞이하는 여름!

기나긴 장마가 끝나고, 모두들 더위를 피해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떠나고 있습니다.
저도 그 인파속에 섞여 만사를 제쳐놓고 떠나고 싶지만 달구들을 키우기로 결정할 때 ‘이제 내 인생에 1박2일은 없다. 내 중심이 아니라 달구들 중심으로 살아가자!’는 굳은 각오를 했기에, 달구지기로서 충만한 책임감으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근데, 이 더위에도 자기들의 의무를 다 하고 있는 죄 없는 우리 아그들 달구들은?

▲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한번 보고!

달구들이 스스로 자연의 변화에 본능을 살려 잘 적응하도록 키우려는 달구지기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주변의 분들이 “선풍기라도 틀어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 “지붕에 차광막을 치거나, 물을 흘려줘야 되지 않느냐?” 라고 달구들의 걱정을 해주시는 말씀을 들으면, 귀 얇은 초보 달구지기는 내심 달구들이 걱정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달구들이 오랜 세월동안 우리 인간과 같이해 오면서 길들여(?)지기는 했지만 인간의 특별한 도움 없이 자신들의 본능에 따른 계절 변화에 대처 능력으로 지금까지 존재해 왔음에 희망을 봅니다.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 영양 많은 모이와 싱싱한 풀,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이유인 종족보존에 대한 욕구를 해결해 주면 달구들 또한 자생 능력으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저를 비롯하여 친환경으로 달구들을 키우는 여러 달구지기들의 생각입니다.

▲ 날개 죽지를 벌려 바람을 맞으며 움직이는 달구들!

위에서 언급한 조건을 갖춰준 저는 달구들을 믿고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달구들은 다음과 같이 더위를 스스로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먼저 더위를 느끼면 달구들은 날개를 접은 상태에서 바람이 들어 갈 수 있도록 겨드랑이를 최대한 벌리고 깃털을 부풀립니다. 아마 바람이 깃털 사이로 잘 들어오게 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낮에 보는 닭과 해질녘의 닭을 보면 쉽게 덩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며 간혹 허공으로 물을 털어 뒤집어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생명의 땅에서는 지하수를 달구들에게 공급하는데 1급수이고, 정수기에서 뽑은 냉수만큼 아주 시원합니다.

세 번째로는 흙 목욕을 합니다. 바닥을 파고 깃털 사이사이에 골고루 흙을 불어 넣습니다. 상대적으로 차가운 흙의 기온으로 자신의 체온을 낮추기 위해선 것 같습니다.

▲ 흙 목욕을 즐기는 암탉들!

달구들이 불편을 느끼면 산란율이 떨어집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에 90%의 산란율이 70%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날씨 탓이기보다는 경험이 부족한 저의 탓이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저의 잘못을 해결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산란율이 다시 90%로 회복이 되었답니다.

▲ 간식으로 싱싱한 풀을 맛있게 쪼아 먹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논리나 제 중심의 관리가 아니라 달구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관리를 하면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건강하게 달구들을 키우고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온 다습한 날들이 계속되지만 움츠리지 않는 활동으로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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