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필마의 기업읽기2>일본 도시바사와 400억 투자협약 맺은 유니슨(주)

<단기필마의 기업읽기2-유니슨(주)>사천에 살아도 유니슨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외국계 기업으로 오해하는 사람조차 있다. 사남면 초전 본사 마당에 높다랗게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를 보고서야 풍력발전기 제조회사라는 정도 감을 잡는다.

지금은 저탄소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어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앞 다투어 대기업이 뛰어 들고 있지만 이 회사는 일찌기 2002년도에 산업자원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실시한 국책연구과제로 선정되어 2004년에 연구개발을 성공적으로 완료함과 동시에 국제 형식인증을 획득했고, 풍력발전기 관련 특허를 다수 취득하는 등 국내 풍력발전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다져 놓고 있다.  더 이상 교량 기자제 제작업체가 아니라 미래성장 중심기업의 발판을 갖추었다는 이야기다.

자체 기술력으로 750kW급 풍력발전기 양산에 들어간 국내최초기업이 되었고, 동시에 풍력발전설비 전량 해외도입이라는 딱지를 떼게 해준 핵심 기술개발 중소기업이다. 풍력발전설비의 단순 국내조립으로 값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는 기업이 아닌, 해외로열티가 십원도 나가지 않는 순수국내기술을 보유한 효자기업인 유니슨(주)의 본사가 우리 사천에 있다.

▲ 유니슨 풍력발전기의 핵심인 발전터빈 조립과정.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으로 구조가 간단하고 기어가 없어 내구성이 높은 영구자석동기형 발전기로서 효율성과 유지보수의 우수성을 함께 갖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사진출처: 유니슨(주)

지금 세계시장의 주력기종인 2MW급 풍력발전기 개발에 성공함은 물론 독일GL의 국제설계인증을 획득하고 단일 메인베어링의 적용 특허권까지 획득해 양산체제에 들어가 있다. 이 특허기술은 국내 최초의 대형 풍력발전기 관련 기술로, 단일 메인베어링의 적용을 통해 기존기술의 문제점이었던 풍력발전기 조립 및 분해의 복잡함, 유지보수의 어려움, 기어박스 내구성 저하 등을 해소함은 물론 동력의 전달이 안정적이고 정밀하게 이뤄져 종속기어박스의 내구성 및 발전효율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향후 세계 풍력발전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일쇼크에 버금가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 세계가 자원전쟁을 겪고 있는 지금,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대체에너지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3.11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유럽과 일본이 원자력을 이용한 에너지전략화를 포기하는 등 '에너지전략의 대폭 수정'이란 큰 기류도 풍력발전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는 기회를 만들어 준 요인이다.

▲ 유니슨은 풍력발전기 제작사로서의 명성만 있는게 아니라 운용사로서의 능력도 독일 GL사로부터 검증을 받았다. 2006년 상업발전에 들어간 대관령 강원풍력단지의 전경. 경북 영덕에도 이보다 작은 풍력단지가 있다. 사진출처:유니슨(주)

화석에너지 발전보다 원가가 싸게 먹히고 원자력보다 안전하면서 대량 전력 획득이 가능한 분야가 풍력발전이고 잠재적 시장규모도 조선사업을 능가한다는 판단에 따라 남보다 일찍 뛰어든 저탄소 녹색산업은 지금은 신성장동력으로서의 국가적 핵심전략사업으로 떠오르면서 대기업까지도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역량 있는 인재들의 유출로 중소기업으로서 강담하기 어려운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원초 기술력과 끊임없는 연구개발은 '제품 90% 자체기술'이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대전 대덕 연구단지의 R&D센터 강화는 발전타워 블레이드 효율성 극대화, 메인컨트롤 제어기술의 혁신 등을 이루게 했고, 기어리스 750kw급, 2MW급의 발전기 개발을 완료하게 해준 산실이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에 투자한 유니슨의 노력은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유니슨의 기술이 풍력기술 전람회를 통해 기술선진국인 유럽에서 높히 평가받고 있고, 해외 바이어들도 뚫기 어려워 포기한다는 중국이 기술력을 인정하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스위스의 풍력단지 개발사인 TWL사에 750KW급 1기 수출계약을 체결한다. 이는 풍력발전 수입국에서 풍력발전 수출국으로서의 최초 기록이기도 하거니와 풍력발전설비의 강국이 즐비한 유럽에서 그 기술력을 인증 받은 객관적 증거이기도 하다.

2009년에는 중국 랴오닝성 푸친시에 5년간 2MW급 1000기를 수출하기로 함과 아울러 현지에 공장을 세우기로 하는 등, 금액으로는 4조원에 육박하는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본격적인 제품 양산의 계기를 마련했다.

유니슨(주) 김두훈 사장은 지금도 새로운 시장의 개척을 통해 수출선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석유와 석탄 발전보다 지리적 여건 혹은 생산설비의 코스트 과중으로 인해 대체에너지에 눈을 돌리는 신흥개발도상국가군에 수출선의 다변화를 꾀해 시범 수출계약을 체결한 국가도 상당수 된다는 이야기를 증권가 공시를 통해 쉽게 접하게 됐다. 조만간은 풍력발전의 황금시장인 미국에도 본격 진출하고 현지 공장건설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단다.

지난 5월23일자로 불룸버그통신으로 눈을 의심하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일본의 전기전자 대기업인 도시바가 한국의 유니슨과 제휴하여 풍력발전시스템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다. 일본 도시바는 유니슨의 전환사채 400억원을 인수하고 업무제휴를 통해 풍력발전기의 공동 개발과 전세계 풍력시장 개척의 파트너쉽을 체결했다는 발표였다.

▲ 도시바사는 3.11 일본동북부대지진의 계기로 대체에너지 시장은 풍력발전시장으로 확신하고 유니슨과 업무제휴를 택했다. 세계풍력시장은 규모는 커지만 시장진입은 유럽제조사 과점구조를 쉽게 깰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자료출처 : Make Consulting

도시바가 같은 날 발표한 공시를 통해 "최근 환경의식이 높아지고 있고, 풍력발전은 유럽에서 보급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수요 또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풍력발전 설치용량은 2008년 120GW에서 2020년에는 477GW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 한다. 따라서 당사는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풍력발전시스템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제휴이유를 밝히고 "유니슨사의 제품을 당사의 거점망을 통해 판매함과 동시에 당사가 가지고 있는 증기터빈용 유체역학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지금보다 고효율 풍력발전기의 공동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시바사는, 유니슨은 다이렉트 드라이브 방식의 풍력발전기는 구조가 기어가 없어 간단하고 내구성이 높은 영구자석동기형 발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발전 효율이 높은 고효율 날개는 세계수준의 기술력이라고 평가해서 제휴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소식으로 코스닥에 상장된 유니슨 주가는 그동안의 지리한 평가절하 모드를 탈피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때는 저탄소녹색성장의 기대주로 부각 2007년말 46,300원까지 치솟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다가 큰폭으로 내림세를 장기간 지속해 증권투자가의 원망을 사기도 했다. 높은 부채율과 영업손실이 장기화되어 6000원대까지 붕괴되고 손절매조차 불가능한 종목이 된 적도 있다. 그러다가 사업영역의 집중과 판매개발의 파트너로서 도시바와의 전략적 제휴가 체결됨으로 최근 거래가 활성화되고 다시금 반등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해 현재는 7,11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 실적부진과 과도한 부채율로 인해 고전하던 코스닥 주가도 도시바와의 제휴로 인해 바닥을 치고 반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 야후 증권시황

7월20일 유니슨 본사 대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 의안은 정관 변경과 이사선임건이다. 도시바의 신에너지분야 핵심인사가 이사로 선임된다. 타케이시 코이 씨가 이사로 선임되면 유니슨사의 글로벌 경영체제가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중소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으로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견인차인 유니슨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유니슨은 태양광발전설비사업 축산분뇨 바이오가스 플랜트사업 등 성장 잠재사업을 두루 갖고 있다.

최근들어 대형 금속플랜트 선박제조사 중심으로 풍력 기술특허 출원이 홍수를 이루고 인재영입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지만 뚜렷한 수출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것은  풍력발전 수출시장이 그렇게 호락호락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제작 뿐만아니라 운용등 다방면에서의 안정적 기술력과 국제표준 기술인증등이 증명되지 않으면 실패하고 만다. 중국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많은 중국 풍력제조사가 시장난립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이 그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무한성장 가능성을 지닌 기술중심의 기업, 유니슨이 훌륭하게 성장하여 대한민국의 신에너지분야의 거점기업이 되기까지 시민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겠다. 시민주주운동, 내자녀 유니슨보내기운동은 너무 앞서 나가는 이야기일까?  '일본의 도요타시처럼은 꿈일까' 하고 생각해 본다.

덴마크의 베스타스와 같은 풍력 대기업은 종업원수 2만1000여 명에 매출액만도 6조7000억 원이다. 오늘 유니슨의 현 주소는 종업원수 300명에 매출 600억원대이다. 유니슨이 앞으로 사천을 먹여 살릴 것이라는 기대가 과장은 아닌 듯한 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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