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9,10일) 사천을 비롯한 서부경남지역에 내린 많은 비가 상류지역의 쓰레기를 남강댐 제수문(사천만쪽)에 쌓아 놓았습니다.
지난 주말, 사천을 비롯한 서부경남 곳곳에는 300mm가 넘는 많은 비가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기상청이 지난 2009년에 “앞으로 장마 예보를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해는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제대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자연의 힘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때론 엄청난 힘을 지닌 바람을 몰고 오고, 때론 이렇게 엄청난 양의 물을 퍼부으니 말입니다. 물론 종종 아까운 인명도 앗아가고 애써 가꾼 재산을 쓸어버리기도 해서 원망스럽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우리가 싸움을 걸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 멀리 제수문이 보이고 그 앞으로 쓰레기더미가 '섬'(?)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번 집중호우도 어김없이 산사태와 도로유실, 가옥붕괴 등 많은 피해를 줬습니다. 그런데 남강댐 안쪽 진양호를 둘러보니 한 가지 고마운 일도 했더군요. 바로 엄청난 쓰레기더미!

지리산일지 덕유산일지,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은 어느 작은 마을의 뒷산일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발걸음이 닿는 곳곳마다 누군가 버렸을 쓰레기를 고맙게도 수십 리 운반해 놓았네요. 눈살을 찌푸리기보단 먼저 흐뭇한 마음입니다.

▲ 이 쓰레기를 버린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제 우리는 청소선과 트럭 그리고 인력을 동원해 한곳에 모아진 저 쓰레기를 치우기만 하면 되는 일입니다. 폭우가 아니었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비용을 써가며 저 쓰레기를 치워낼 수 있을까요? 생각만 해도 막막합니다.

여기서 저 쓰레기더미의 원인제공자를 비난하는 일은 잠시 접었으면 합니다. 아주 드문 경우를 빼고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그 책임이 ‘오십 보 백 보’일 테니까요.

그렇다고 깨끗이 면죄부를 줄 수도 없으니, ‘자연이 같은 선물을 여러 번 주지는 않을 걸!’ 이쯤으로 정리할까 봅니다.

▲ 이번 만큼은 '자연이 준 선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가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을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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