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모내기라 하면 못자리에서 키운 모를 옮겨 심는 정도로만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 준비과정이 더 힘들다. 거름 또는 비료를 흩고, 논을 갈아엎은 뒤 써레질을 하고, 논둑을 통해 물이 새지 않도록 흙을 걷어 올려 매끈하게 발라야 한다.
물론 그에 앞서 볍씨를 틔워 모판에 옮기고, 다시 못자리에서 모를 키워 놓았어야 할 터다. 그리고 모내기가 잘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알맞은 시기에 논물을 넉넉히 댈 수 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부지런한 농부는 여기에다 웃자란 논두렁 풀도 깨끗이 정리한다. 이렇게 해야 모내기 준비가 완벽하게 끝나는 것이다.
5월 24일, 사천시 용현면 신복리의 한 들판에서 허리가 90도 가까이 굽은 한 노인이 논둑 풀을 베고 논에 물을 대는 등 모내기 준비에 한창이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쌀, 그 쌀을 얻기 위한 신성한 의식에 한창이었다.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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