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사료값↑.. 15일 재개장 소식에 농민들 '어쩌나'

▲ 구제역 파동 이후 130여 일 만에 사천가축시장이 15일 다시 문을 연다. 하지만 전국적인 소값 하락 소식에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사진은 2010년3월25일 사천가축시장 모습으로, 당시에도 구제역 이후 처음 열린 소시장이었지만 매물로 나온 것은 달랑 3마리로 썰렁했다.
구제역 여파로 오랫동안 문이 닫혔던 사천가축시장이 오는 15일 다시 문을 연다. 지난해 11월29일 안동 구제역 발생 이후 130여 일 만이다.

12일 사천시에 따르면 가축이동제한이 모두 해제되는 등 구제역 상황이 사실상 종료되자 가축시장 청소와 소독을 거쳐 11일부로 가축시장 정지명령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5,10일로 끝나는 사천가축시장은 오는 15일 다시 문을 여는 것이다.

사천시 관계자는 “가축시장 재개장 이후에도 가축시장을 통한 질병 전파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입하는 사람과 차량에 대한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축산인들에게 당부했다. 또 관내 질병유입 차단을 위해 관련단체와 협력하는 등 “‘청정 축산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가축시장이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에 가장 반가워해야 할 사람들은 축산인이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 먼저 개장한 가축시장에서 소 거래가격이 크게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천축협 신문철 대리에 따르면, 최근 거래되는 한우 송아지(6개월 생 기준)는 구제역파동 이전보다 평균 70만 원 쯤 값이 내렸다.

또 살소(=비육소) 가격도 20% 정도 내린 반면 사료값은 오히려 10% 올랐다는 게 축산인들의 주장이다. 따라서 가축시장이 열리면 소를 시장에 내놔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게 지역 축산인들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렇듯 최근 소값이 크게 내려 간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구제역 파동 이후 한우 소비량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반면 수입 쇠고기의 판매량은 늘었다는 게 축협 쪽 설명이다.

▲ 사천시는 가축시장을 통해 질병이 전파되는 일이 없도록 협조해 줄 것을 축산인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사천가축시장 모습.
둘째는 구제역이 발생했던 대규모 농장에서 다시 소를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들 농장 인근 주민들이 소 사육규모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 수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밖에 “정부가 가격 조절을 위해 사들였던 한우를 최근 한꺼번에 풀었기 때문”이라는 농민들의 주장도 있다.

한편 가축시장을 운영하는 사천축협(조합장 정종기)에 따르면, 사천읍 구암리에 있는 현 가축시장을 한 달 안으로 축동면 탑리로 옮긴다. 신설 가축시장은 3000평 규모에 250마리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진입로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으며, 경매전자기기 설치와 내부 청소 등이 끝나면 5월 중순부터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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