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우럭조개 캐기에 ‘즐거운 비명’
이들은 열심히 갯벌을 뒤집었고, 곳곳에서 ‘우와~’ ‘이야~’ 하는 탄성이 울렸다. 그럴 때마다 망태와 바구니 같은 곳에는 주먹만 한 우럭조개가 채워졌다.
멀리 방파제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 노인은, 평소 같으면 마을 어촌계에서 크게 야단칠 일이지만 오늘 같은 날은 그냥 놔둔다고 했다.
오늘 같은 날? 그렇다. 이날은 1년 중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는 날이다. 바닷물의 밀물과 썰물은 달의 인력에 따라 변하는데, 음력 2월에 물이 가장 많이 빠진다고 한다. 특히 음력 2월16일이었던 이날은 ‘여덟물’로서, 바닷물이 가장 많이 나는 ‘영등사리’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바다는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물의 영역을 인간에게 내 주었던 것이고, 사람들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조개잡이에 나섰던 것이다. 그리고 어촌마을 사람들은 이를 너그러이 보고 넘겼다.
덕분에 휴일 오후, 사천만 바닷가에는 어디든 사람들이 넘쳤다. 그리고 바다가 말한다.
‘사람들아! 무턱대고 갯벌을 헤집지만 말고, 한 턱 쏜 것에 감사할 줄 알거라~’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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