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음미할수록 좋은 마음을 담은 말들

▲ 김수환 추기경 캐리커쳐 ⓒ최희독
스테파노 김수환님의 마음을 담은 글을 찾으려고 어록을 살펴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솔직한 말들, 때로는 '어떻게 저런 말을 겁없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솔직한 단어들 중에서 어떤 것을 적어야 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 분의 말씀들은, 힘없고 어려운 이들에게는 부드러운 말들 이었지만, 권력 있고 인기가 있거나 혹은 겁나는 이들에게는 무지막지한 독설도 서슴치 않았으니, 돌아 보면 저와는 정 반대의 삶을 사셨던, 저로서는 닮을 수 없는 분이셨더군요.

종교를 떠나서 참 아름다운 별과 같은 분이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를 골라야 했기에 이 말을 어록에서 골랐습니다.


"저는 하느님 앞에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말로만 사랑을 말하고 참사랑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이 말을 옮기고 몇 마디를 덧붙일까 생각했는데 마음을 돌렸습니다.

이 분이 자신의 말로만 이룬 사랑을 부끄럽게 생각했는데 저의 말들은 얼마나 부끄럽게 저에게 다가 오겠습니까..


그래서 시간과 페이지가 닿는 한 추기경님의 어록을 올려보겠습니다.

지금은 늦은 밤 티비에선 키스방이 성업중이라는 뉴스, 폭음하는 대학신입생, 일인당 4만원이 없으면 졸업식 참석도 못하는 학교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 우린 살고 있네요.

 

저는 하느님 앞에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말로만 사랑을 말하고 참사랑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2002년 12월 송년 인터뷰에서

I am pitiful in front of God. I just talked a love but didn't really practice that.

 

교회는 높은 담을 헐고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한다.
-1968년 4월 서울대교구장 취임 인사말에서

Chuch should break the soaring wall and plants itself in the society.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추기경의 사목 표어

For you, and for all of you.

 

정의와 사랑이 없는 곳에 평화와 기쁨이 있을 수 없습니다. 평화가 없는 곳에 사회 안정과 질서는 없습니다.
-1971년 성탄절 메세지 중에서

No justice and love, no peace and joy. If there is no peace in the society, there is no stability and order.

 

이른바 10월 유신 체제로 정부는 민권과 정상적 민주헌정질서를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일방적으로 국민의 추종만을 강요해 왔고 또한 국민을 정치와 경제의 수단으로 격하시켜 왔습니다.
-1973년 12월 16일 서울 YMCA강당에서 한 강론 '오늘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에서

With so called October Yusin regime, this government urged the people to follow them to sacrifice the human right and democratic and constitutional order, and downgrade the people even to the means of politician and econimist.

 

물질은 공장에 들어가면 좋은 상품이 되어 나오는데 사람이 공장에 들어가면 폐품이 되어 나옵니다.
-1974년 7월 박정희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교회가 왜 노동문제에 개입하느냐"에 대한 답변 중 교황 비오11세가 1931년 발표한 회칙 '사십주년'을 인용.

Material is changing to a good product through a factory, but people change to a gunk through it.

 

서부활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서부 영화를 보면 총을 먼저 빼든 사람이 이기잖아요.
-1980년 1월 1일 새해 인사 온 전두환 보안사령관에게 12 12 사태를 빗대어

It's like watching western movie. The guy who pull the gun first always win, right?

 

공권력이 인권 탄압에 쓰여지면 이것은 공권력이 아니요, 오히려 폭력입니다.
-1980년 강론 "광주 유혈 사태에 대해 정부는 사과하라." 중에서

If a governmental authority would used as violation of human right, it's not a governmental authority any more, but a violence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긴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지요... 기독교인들은 항상 자기반성과 회개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우리 마음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하느님께 나아가고 예수를 닮아가야 합니다.
-2003년 1월 소설가 최인호씨와의 신년대담 중에.

-The toughest and longest way in the world is a journey from the head to the heart.. Christian should approach to God and take after Jesus who stays in the middle of the heart by self-reflection and repentance all the time.


한 번에 읽기에 너무 많은 분량이라 여기에서 가름합니다.

다시 한 번 종파를 떠나서 훌륭한 분들이 잊혀지지 않기를, 더욱 나가서 그들이 살아있을 때 그 분들을 이해하고 동행할 안목이 생기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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