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사천농업대학 어메니티 과정을 마치며

*이 글은 2010년도 사천농업대학 어메니티 과정에 참여한 최인태 님이 졸업에 즈음해 쓴 글을 보내온 것입니다. 최인태 님은 사천지역자활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편집자-

▲ 최인태
달력의 마지막 장을 여는 12월의 첫날, 해남 설아다원 교육농장으로 현지연찬을 갔다 오는 길이었다. 이제 다다음 주면 졸업이란 생각에 달리는 차창 밖으로 눈을 돌리니 온갖 풍경들이 빠르게 지나가는데, 생각은 봄의 시작인 3월의 첫 수업부터 지금까지의 뭇 시간들이 상념이 되어 영화 필름처럼 돌아가고 있다.

올해 시작과 함께 사천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사천두레농장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영농팀장과 함께 합천을 다녀왔다. 몇 년 전부터 합천은 농민회가 주축이 되어 친환경 학교급식을 하고 있었다.

합천농민회는 FTA로 대표되는 현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대정부 투쟁을 중심으로 삼을 것인지, 친환경 생산자 모임으로 지역에서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후자를 선택하고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역량을 쏟으면서 그 생산물을 부산강서 생협에 납품을 하다가 합천이 친환경 무상급식으로 교육 정책을 수립하자 합천 교육청과 파트너가 되어 친환경 무상급식의 생산과 유통을 책임지고 있어서, 그 과정을 알아보고 다양한 정보를 얻고자 방문 하였다.

마침 사천교육청에서도 친환경 급식에 적극적인 의사를 나타내며 농업기술센터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고 올해 당장 친환경 급식을 해보자는 의지를 보였고, 우리 사천지역자활센터도 적극적인 자세로 친환경 생산자모임을 만들고 학교급식에 나서게 되었다.

때를 같이하여 사천시농업기술센터에서 ‘2010 사천농업대학’을 개강하는데 ‘농촌 어메니티’ 과정이 있다는 얘길 듣고 영농팀장과 함께 수강 신청을 하였다.

개강 첫날 낯선 얼굴들 사이로 낯익은 얼굴도 군데군데 보였다. 강의 내용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면서도 평소 관심 있던 분야라 그런지 낯설지 않았다. 강의를 들으면서 점차 농촌 어메니티에 대한 내용의 깊이는 더욱 더 깊어졌고, 몇 차례의 현지 연찬을 가지면서 사람들 간의 폭도 넓어져갔다.

그런 가운데 청원 연꽃마을로 현지연찬을 갔다 올 때였다.

몇몇 사람의 의견이 ‘사천시농업기술센터로 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을 뿐 아니라 내년에는 농촌관광계를 만드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우리도 뭔가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겠느냐’는데 마음을 모으고, 행동으로 사천의 대표적인 농업 축제인 농업한마당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었고,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다.

모두들 함께 밝은 오렌지색의 옷을 입고, 노란색의 유치원생들과 축제의 개막선언과 함께 나비를 높은 가을 하늘로 날리는 시간은 너무나 행복했고, 혼자서 열 걸음 가는 것 보다 열이서 한 걸음 가는 마음으로, 우리도 모이면 뭔가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눈빛을 축제 기간 내내 서로에게 확인하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

이러한 좋은 시간을 영농팀장은 새벽부터 밤늦도록 학교급식을 책임 맡고 안정화 시키느라 함께하지 못하고, 혼자만 강의를 들은 것이 때로는 미안하기도 했지만 앞으로의 방향에 대하여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떻게 하면 1년 동안의 강의 내용을 현장에 접목 시킬 것인가?’
‘어떻게 하면 사천두레농장이 새로운 아이템을 가질 것인가?’

그것을 우리는 교육농장으로의 변화에 초점을 두기로 하였다.

일본에서는 학교 앞에 자투리땅을 마련해 학생들이 직접 경작토록 하여 그 수확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한다고 하는데, 우리네 학교 학생들은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음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점과 사천두레농장에서 자라는 작물이 학교 급식으로 납품되는 것을 십분 활용하여 사천두레농장을 농촌체험학습장으로 활용키로 하였다.

우선 1개 학교를 시범학교로 선정하여 1년 동안 실시해 보고, 그것에 대한 활동보고서를 작성하여 교육청에 제출하여 관내 전학교로 넓혀 나가기로 하고 시범학교로 사천중학교를 대상으로 삼기로 하였다.

2010 사천농업대학 어메니티 과정 졸업생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그리하여 우선 체험학습계획서를 만들어 사천중학교에 제출하여 내년도 학습계획에 반영하기로 의견 일치를 보았고,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는 수확기에 농촌봉사활동도 함께 반영해 보자는 내용도 교환 하였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을 알려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는 기회도 되면서 농업이 가진 환경적, 생태적 요소도 함께 알리는 계기가 되어 교육농장을 통해 새로운 자리매김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 줄 것이다.

또한, 사천중학교가 내년에는 두레농장에 들리겠지만 그 다음 해에는 다른 농장을 찾게 될 것이고, 사천교육청 관내 학교가 전면적으로 체험학습을 교육과정에 넣게 되면 다른 농장들도 충분히 활용하게 될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외부의 자원을 끌어들이는데 많은 힘을 쏟기 보다는 지속적이고 손쉬운 내부의 자원을 확보하는데 눈을 돌려 사천 농촌관광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데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현장에 접목시키기까지는 ‘2010 사천농업대학 어메니티 과정’이 너무나 귀한 인연이었다.

이러한 귀중한 만남을 베풀어 준 사천시농업기술센터에 감사를 드리며, 남다른 열정으로 지대한 관심을 주신 김식일 소장님께 지면을 빌어 고마움의 뜻을 표현 하고자 한다.
또한 청맹과니 같은 우리들을 이끌어 준다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안미숙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끝으로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알게 된 강의 내용과 더불어 함께했던 다수의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이 너무나 큰 수확 이였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귀한 재산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농업 농촌의 길, 농촌 어메니티가 가고자 하는 길이 먼 길이 라는 것을 알지만 함께 공부하고, 함께 고민하는 이가 있기에 참 좋다.

“성공이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태어나기 전보다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은 곳으로 만들어 놓고 가는 것이며, 우리가 한때 이 세상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농촌이 가진 역사, 문화, 자연, 환경을 잘 가꾸어서 농촌을 찾는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 ‘2010 사천시농업대학 어메니티 과정’ 졸업생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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