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넘은 사랑의배달부-7] 캄보디아 10가정 방문 마무리

비행기에서 바라 본 캄보디아 프놈펜 시가지 모습.
1박2일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보낸 우리는 8월9일 새벽 3시쯤에 기상해 말레이시아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한 후, 곧바로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3시간 만에 도착했다.

캄보디아 공항을 빠져 나오자 김기대 선교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교 활동을 위해 10년 넘게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는 김 선교사는 검게 그을린 모습이 한국인인지 캄보디아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김 선교사의 도움으로 캄보디아 일정 내내 편하게 보낼 수 있었다.

캄보디아 일정을 도와준 김기대 선교사 덕분에 '사랑의배달부'는 무사히 일정을 마칠수 있었다.
캄보디아 첫날 숙소는 호텔로 잡았다. 호텔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 여관과 비슷했다. 그 다음날 아침부터 ‘사랑의배달부’의 캄보디아 일정이 본격 시작됐다.

수도 프놈펜에서 벗어나자 끝없이 펼쳐진 울퉁불퉁한 도로가 우릴 맞았다. 그 도로 양 옆으로 캄보디아 주택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이곳은 인도네시아보다 비가 많은 지역이어서 대부분 수상 가옥 형태로 지어져 있었다. 비가 오면 쉽게 침수되기 때문에 1층에서는 거주하지 않고 2층에서 잠을 자거나 주로 생활한다고 했다.

앙켕씨 영상편지를 보고 있는 가족들(맨 왼쪽 앙켕씨의 아버지, 맨 오른쪽 앙켕씨의 어머니)
캄보디아 첫 방문 가정은 이주노동자인 앙켕씨의 집이다. 프놈펜을 출발한지 1시간 만에 도착했다. 앙켕씨의 부모님과 동생 그리고 그의 친구들이 우릴 반갑게 맞았다.

앙켕씨의 영상편지가 나오자 그의 가족들 역시 반가움의 기쁨과 그리움의 눈물이 교차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그랬듯, 타국에서 고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부모들의 얼굴 표정에서 잔잔히 흘러 나왔다.

앙켕씨의 집을 시작으로 마오타, 찌에쯤란, 마오썸언, 후쿤티어, 한국 이름으로 개명한 결혼이주여성 박미영씨, 스라일라, 이서미, 헝마카라, 마니씨 등 우리는 3일간 10가정을 방문했다. 이들 대부분이 수도 프놈펜 인근에 접해 있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곳을 방문할 수 있었다.

캄보디아 가정을 방문할 때도 최연수씨와 이영찬씨는 인근 아이들에게 풍선을 나눠줬다. 이영찬씨의 익살스러운 모습에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이곳들을 방문하면서 이런 저런 우여곡절도 많았다. 오지에 있는 일부 가정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애를 먹었고. 갑작스런 비로 진흙탕처럼 변해버린 땅을 지나가다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에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은 우리를 더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별 탈 없이 무사히 모든 일정을 끝마친 것에 우리는 감사하고 기뻐했다.

13일간의‘사랑의배달부’일정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과거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모든 일정을 끝낸 우리들은 만감이 교차했다. 즐거웠던 순간보다는 달리는 차안에서 새우잠을 자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피곤에 찌던 몸을 겨우 움직였던 고된 여정이 새록새록 떠오르지만, 묵묵히 서로를 배려하며 지내온 ‘사랑의배달부’팀원들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마오타씨의 가족들이 점심으로 내놓은 진수성찬.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에서 만났던 가족들의 모습도 잊을 수 없다. 가난하고 팍팍한 살림살이임에도 불구하고 해맑은 모습의 그들의 눈동자는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였다. 돈을 벌기 위해 언어가 다르고 문화도 다른 낯선 타국으로 자식이나 형제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가슴 아픈 현실 속에서도,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그들의 모습은 나뿐만아니라‘사랑의배달부’에 동행했던 우리들에게 왠지 낯설면서도 가슴 한쪽을 뭉클하게 했다.

과거 우리나라도 가슴 시린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으로 가족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그때 그 시절...
이제는 반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등의 사람들이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한 해 수 만 명 이상이 한국 땅을 밟고 있다.

그러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등으로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들에 대한 보이지 않은 차별과 멸시가 우리 사회 속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그들의 나라로 직접 찾아가 가족들의 애환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사랑의배달부’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어쩌면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사랑의배달부’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그 가치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사랑의배달부’는 갖가지 사연들을 담은 영상편지를 싣고 또 다른 고된 여정 길을 준비하고 있다.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는 ‘사랑의배달부’에 참여할 분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내년 1월17일부터 23일까지는 캄보디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내년 여름쯤 인도네시아를 함께 동행 할 분들을 모집합니다. 문의: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 이정기 센터장(055-855-4003)

캄보디아에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먹었던 '수끼'라는 요리다. 우리나라의 '샤브샤브'와 비슷한 음식으로 입맛에 맞아서 질리도록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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