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뇌성마비장애인축구단 '제니우스' 창단

경남 최초로 사천에서 뇌성마비장애인축구단이 창단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팔레스타인을 3-0으로 꺽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16강 진출을 확정짓던 지난 13일, 경남 사천에서는 장애인 축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창단식에 이어 사천 제니우스팀과 부산 오뚜기팀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흰색 유니폼이 제니우스
사천 뇌성마비 장애인 축구단 '제니우스'가 13일 사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창단식을 갖고, 부산 뇌성마비장애인축구단 '오뚜기'팀과 친선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부산 오뚝이팀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갔고 결국 3-1로 사천팀이 패했다.
전국 10개 뇌성마비 장애인 축구단 가운데 전국장애인체전 준우승 경력을 가진 부산'오뚜기'팀은 11월 13일 창단된 사천 '제니우스'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부산팀은 빠른 패스와 조직력을 앞세워 경기를 리드했다.

사천팀은 압도적인 실력차를 투지로 메우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부산팀은 초반 2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연달아 사천팀의 골문을 두드렸다. 사천팀은 전반 18분께 한골 만회하긴 했으나 추가골을 넣지 못했고, 결국 3-1로 부산팀에게 패했다. 경기내내 사천시장애인복지관 식구들의 응원이 운동장을 울렸다.

비록 창단 후 첫경기를 패했지만 사천팀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사천 제니우스팀 정준 선수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전반 18분께 1골을 성공해 창단 후 첫골을 기록한 정준 선수(86년생)는 "우연히 들어간 골에 너무 기뻐서 그냥 달렸다. 관객들을 위해 앞으로는 세레모니를 개발해야겠다. 함께 뛰는 동료와 관심을 갖고 봐주시는 분들에게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사천팀은 실력에서는 밀렸지만 투지에서만큼은 지지 않았다.
사천 제니우스는 경남 최초로 결성된 뇌성마비 장애인 축구단으로, 내년 진주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경남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팀명인 제니우스는 '인간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면의 신으로 뇌성마비축구를 통해 장애인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사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관장 권태익)은 지역 장애인 스포츠 저변 확대와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경남도 지원을 받아 지난 7월부터 장애인축구교실을 운영했다.

축구단은 매주 주말마다 지역 초·중학생 축구팀, 지역사회축구동호회와 연습경기를 벌이면서 경기력을 향상 시켜왔다. 지난 10월 축구교실이 끝나면서 본격적인 창단 작업에 들어가 11월 13일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경기를 마치고 양팀 관계자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
창단을 했지만 시급한 과제가 남아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선수 확보. 사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스포츠단을 창단하면서 사천에서만 선수를 수급할 수 없어 진주, 창원까지 손길을 뻗었다. 현재 8명으로 팀을 구성하기는 했지만 경기 중 부상 발생시 대체할 선수가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또 사천시장애인복지관 측은 축구단 운영을 위한 재원이 부족해 기업 스폰서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날 사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원들이 응원에 나섰다.
사천시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비록 축구단이 출범하기는 했지만 아직 선수층이 부족하고, 축구단 운영에 꼭 필요한 스폰서 등이 없는 실정"이라며 "장애인식개선과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선 지역사회에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창단식에는 대한뇌성마비장애인축구협회 신철순 회장, 경남지역장애인단체 단체 임원 등 내외빈과 시민, 장애인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뇌성마비 장애인축구는 초등학교 축구장 규격인 75m x 50m 규격에 7인제로 펼쳐지는 스포츠 경기로, 일반 축구와 경기방식은 같지만 드로잉 대신 공을 굴릴 수 있고 업사이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반드시 높은 장애인등급(C5,C6) 선수 1~2명을 포함해야 한다.

현재 전국 10개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치러지는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단이 출전해 아시아의 강호들과 승부를 겨룬다. 뇌성마비장애인축구는 지난 86년 서울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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