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결선투표 당선.. “노조 주장 받아준다면 지분매각 동의”

한국항공우주산업노동조합(줄여 KAI노조) 새 노조위원장에 정상욱(45) 씨가 당선했다.

사천지역에서 단일 기업 노조로서는 최대 규모인 KAI노조가 새 집행부 구성을 위한 투표에 들어간 것은 26~27일이다. 위원장1명, 부위원장2명, 사무국장1명을 묶어 한꺼번에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는 모두 3팀이었다.

기호1번은 재신임을 기대하는 현 집행부로, 위원장에 박한배, 부위원장에 이창수 이해웅, 사무국장에 황영안 후보가 각각 나섰다.

기호2번은 한국항공으로 통합하기 전인 대우중공업 시절에 위원장 3선 경력이 있는 류재선 씨가 위원장 후보로 나섰고, 부위원장에 최진웅 김철, 사무국장에 전영민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임했다.

그리고 기호3번은 앞선 후보들에 비하면 얼굴이 덜 알려졌다고 할 수 있는데, 위원장에 정상욱, 부위원장에 이희권 이성갑, 사무국장에 이종택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는 KAI의 지분매각이 중요한 쟁점이었다. 그러나 하나같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큰 변별력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조합원들이 누구를 더 신뢰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었다. 전체 조합원 1800여 명 가운데 1600명 정도가 참여한 결과 세 후보자가 100표 차 안쪽에서 접전을 벌였다.

그리고 27일에는 1차 투표에서 1,2위를 차지한 기호3번과 기호2번을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진행됐다. 그 결과 1007표를 얻은 기호3번 정상욱 후보가 575표를 얻는데 그친 류재선 후보를 누르고 위원장에 당선했다.

정 당선인은 28일 전화통화에서 “노동자 선거답게 당당하고 깨끗하게 임했는데 그 점을 조합원들이 잘 읽어주신 것 같다”며 조합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향후 KAI의 지분매각에 관해서는 “고용문제나 임단협 등 노조의 주장을 충분히 수용할 만한 기업이라면 인정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반드시 막아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KAI는 산업은행이 30.5%, 두산인프라코어와 삼성테크윈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각각 20.5% 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 중 정부가 소유한 산업은행 지분의 해외매각설과 대한항공 매각설 등이 2009년 초반에 흘러나와 전 직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한동안 수면아래 가라앉았던 KAI지분매각설은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 매입을 검토하는 기업으로 현대중공업, 삼성테크윈, 한화, 대한항공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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