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사천교육청 교육장, 과장 '혼쭐'

감사에 성실히 임할 것을 선서하는 강인섭 교육장과 일선 학교장들.
1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사천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사천교육청이 경남도의회 교육사회위원회로부터 행정사무감사를 받는 것은 3년 만이다.

이번 감사를 받으면서 사천교육청에 부임한지 수개월 밖에 되지 않는 강인섭 교육장은 진땀을 뺏다. 8월말에 사천교육청으로 발령을 받은 조철호 교육과장과 신영철 관리과장도 마찬가지였다.

사천교육청의 핵심 공무원 3인방이 도의원들로부터 혼쭐이 난 것은 이 날 받기로 했던 감사 내용 때문은 아니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시작은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됐다. 도의원들이 지금까지의 사업 현황을 물어보고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평상시대로 진행되는 듯 했다.

문제가 터진 것은 신용옥 도의원이 일선 학교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실태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신 의원이 “일선 학교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어떻게 처리 하냐”고 묻자 답변에 나선 신영철 관리과장은 감사 자료에 나온 대로 학교 내 유휴지를 활용해 매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의원은 이날 참석한 학교 교장들에게 다시 물었고 돌아온 대답은 신 관리과장의 얘기와는 달랐다.

그러자 신 의원은 신 관리과장을 심하게 질책했다.

“감사 자료가 허위애요 허위...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지던지 교육장이 책임을 지던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신 관리과장은 ‘자료가 잘못됐다’고 시인하며 “매립은 없고 매각만 있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신용옥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조철호 교육과장.
계속해서 신 의원의 지적이 이어지자 이번에는 조철호 교육과장이 신 관리과장을 대신해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하지만 조 교육과장의 해명이 도의원들에게는 변명으로 들렸고 다른 의원까지 질책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다.

강석주 위원장은 “잘못됐다고 시인을 하셔야지, (공무원들의) 생각을 요청한 적이 없다. 처리 실태를 왜 제출 안 하는가” 라며 조 교육과장을 꾸짖었다.

결국 강인섭 교육장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 못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면서 이 문제는 일단 마무리됐다.

어수선했던 감사장이 다시 제 모습을 찾았지만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일선 학교장의 무단 이탈로 또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정판용 의원이 사천지역의 수능 고사장 설치 문제를 질의하면서 사천고등학교 송호언 교장이 답변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송 교장이 감사장 내에 없었던 것이었다.

이에 정 의원은 “누구한테 얘기하고 나갔나. (학교장들이) 출장 여비를 책정해서 이 자리에 왔는데 위원장한테 말도 안하고 가나” 라고 호통을 쳤다.

송 교장을 대신해서 삼천포여고 하충길 교장이 답변을 하면서 그냥 지나칠 것으로 보였던 이 문제는 신용옥 의원이 재차 물으면서 불거졌다.

신용옥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강인섭 교육장.
강 교육장이 “출석하셨다가 개인적인 일 때문에 가신 것 갔다”고 말하자 강석주 위원장의 심한 질책이 이어졌다.

“반드시 출석하도록 하라. 정식 출석 요구를 받고 왔는데 교육장한테 얘기도 하지 않고 가나. 이건 감사를 부정하는 것이다.”

강 교육장은 “그건 아닙니다. 알아보겠습니다”며 급한 불을 꺼 보려고 애를 써 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강 교육장은 2시간30분 정도 열린 오전 감사에서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수차례나 했다. 안쓰러울 정도였다.

오전 감사가 끝난 후에 강 교육장과 과장들은 애써 태연한척 했지만 이 날 만큼은 악몽 같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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