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이 청소년들에게 큰 관심과 호응을 얻기 어렵고, 학업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한 부모와 학생들의 기피 속에서도 억지로 시간을 내어 연습에 땀을 쏟았고, 시간에 쫓겨 가며 준비한 연극을 공연하고 나면 허탈감과 허전함이 몰려오곤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매년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힘들게 이어온 전통이 있었기에 부족하나마 매년 연극부원을 뽑을 수 있었고 소질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이 있어서...'
학생들이 준비한 올해 작품 제목은 '도랑'의 사투리인 '또랑'. 연극은 동화나 소설에 나올 법한 시골을 배경으로 한다. 집과 학교 사이에 있던 또랑에 얽힌 한 자매의 추억과 회상, 후회 등 삶의 단면을 그려냈다.
연극의 설정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 중에서 아랫마을과 윗마을 이어주고, 주인공의 추억이 서린 또랑은 댐건설로 사라지고 만다. 어릴적 자신을 구하고 숨진 언니는 또랑 근처에 묻혔다. 세월이 흘렀고, 언니의 무덤도 댐으로 인해 흔적을 찾을 길 없다. 주인공 '정님'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된 거대한 저수지 앞에서 오열하면서 연극은 막을 내린다. 어찌보면 우리네 현실과 맞닿아있는 설정이다.
한 관객은 연극을 보고 나오면서 한숨을 내셨다. "그놈의 댐(보)은 추억마저 앗아가는 구나. 씁쓸한 현실의 은유일지 모르겠다.우리 사천은 공단짓는다고 땅과 바닷가를 매립할라고 해쌌고, 추억서린 땅과 바다가 사라져가는데..."


이번 연극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관객들과의 호흡이었다. 지난 14일 사천고의 무대는 경남연극제 개막식에 이은 개막작으로 많은 사천지역 학생들이 관람하러 왔다. 이날 배우들은 구수한 사투리로 대사를 이어가며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 공연 중간 실수도 있었지만, 능청스런 애드립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래 친구들의 연극 공연을 보러온 사천지역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쟤가 저런 면이 있었나" "우찌 저렇게 능청스럽게 연기 잘하노" 등등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일부 학생들은 분위기에 취해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사천고는 23일 경남청소년연극제 시상식에서 단체 장려상을 받았다. 주인공 '정님'역을 맡았던 추예은 학생은 "한번의 기회가 더 있다면, 내년에도 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능청스런 할머니 역으로 많은 또래 친구들을 웃게 했던 강남곤 학생은 이날 장려연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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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또랑'의 한 장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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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또랑' 중 한 장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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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사천에 계신 예술협회 분들이 많이 오셨었어요.
예총에 부회장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어른들 연극보다 훨씬 낫다고^^
마지막에는 그 할머니 역(남곤)의 대사에 눈물을 흘리셨다는 군요.
모처럼 받는 감동이셨다고 해요.
옛날 생각도 나시고...
제게 거듭 말씀하시며 '또랑' 친구들에게 그날 받은 감동을 전해달라 하셨는데.. 그만 잊고 말았어요.
기사보니까 얼른 그 친구들에게 전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