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 3차공판... “없던 동영상 어디서 나왔나”

강기갑 의원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강기갑 의원의 3차공판이 12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열렸다.

이번 공판은 지난 2차공판처럼 검찰에서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증인심문이 주를 이뤘다. 증인은 모두 9명으로 당초 예정보다 다소 줄었다. 증인들은 대부분 3월8일 있었던 민노당 당원필승결의대회에 ‘특별운행’한 시내버스를 탔던 사람들이었다.

내용은 2차공판과 비슷했다. 검찰은 버스를 이용하면서 요금을 내지 않았다는 쪽으로 몰아갔고, 변호인단은 안 낸 사람도 있지만 낸 사람도 많이 있었음을 알리는 데 힘썼다.

중요 증인은 맨 마지막에 출석한 사천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 2명. 이들은 그 동안 수사 과정에서 진술했던 내용과 다르게 말하거나 중요 대목에서 다소 엉뚱한 답변을 함으로써 이를 지켜보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선관위 직원이 말바꾸기를 한 것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부정선거감시단원들이 조사활동 과정에서 처음에는 “시내버스를 직접 타고 버스요금을 내는지 여부를 확인했다”고 했다가 증인진술에서는 “그건 착각이었다. 버스를 직접 타지 않고 다른 차를 타고 뒤따라가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조사결과에 관해서도 경찰진술에서는 “요금을 냈다는 사람도 있고 안 냈다는 사람도 있는 등 제각각”이라고 한 뒤 “절반 가까이 냈다고 하고 절반 약간 넘는 정도가 안 냈다고 했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대부분 안 냈다고 했다”고 말해 강 의원 측 질타를 받았다.

두 번째로 선관위가 당일 행사 장면을 촬영했다는 동영상 자료도 의심을 샀다. 선관위 정성렬 지도계장은 수사 초기에 “동영상 자료는 없다”고 했다가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중 동영상자료를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이 그 이유를 묻자 정 계장은 “감시단원의 정보노출을 막기 위해 일부러 없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무엇으로 촬영했는지, 촬영한 것은 어떻게 전달 받고 또 검찰에 전달했는지 등을 놓고 변호인단의 추궁이 이어졌고, 이를 지켜보던 재판장(박효관 판사)도 관련 질문을 여러 차례 던졌다.

심지어 변호인단 측은 “선관위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라 다른 정당에서 촬영한 것을 나중에 받은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정 계장은 이를 부인했다.

이밖에 변호인단은 강 의원 측이 선거 전반에서 사소한 것까지 선관위에 물어 가며 일했음을 강조한 반면 검찰은 선관위가 제시한 사진이나 직원의 진술을 통해 행사주최측이 버스요금을 받지 않았음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증인심문이 길어져 이날 3차공판도 4시간 가까이 걸렸으며, 다음 공판일은 11월25일 오후2시로 잡혔다.

한편 재판이 열리기 직전,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는 민주노동당 최고위원과 당직자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강기갑 지키기’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