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박재삼문학제 10·11일 노산공원 일원

박재삼 문학제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마음도 한 자리 못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 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 보담도 내 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 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삼킨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서정적인 문학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은 사천의 대표적인 시인 박재삼. 그의 문학세계와 정신을 기리는 제 13회 박재삼 문학제가 오는 10일과 11일 이틀동안 박재삼문학관(사천시 서금동 노산공원 내 소재)에서 열린다.

박재삼문학기념사업회(회장 정삼조) 주최로 열리는 이번 문학제에서는 시낭송 경연대회 본심, 시백일장·청소년문학상 결선대회, 문학세미나, 문학의 밤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시낭송대회 본심은 10일 오후 2시부터 문학관 다목적실에서 예심 통과 청소년 3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린다. 백일장과 문학상 결선은 11일 오전 10시 노산공원내 박재삼문학관 광장에서 개최된다.
 
11일 저녁 6시 30분부터 시작하는 문학의 밤 행사는 청소년 문학상 심사평과 시상식, 박재삼 시낭송, 박재삼문학세미나, 무용공연, 이윤옥 명창의 판소리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박재삼 문학 세미나는 현대시학 주간을 맡고 있는 정진규 시인이 강연할 예정이다. 기념사업회는 참석자들에게 달력형 시집 '박재삼 시와 함께 하는 365일' 책자를 나눠준다.

행사를 준비한 박재삼문학기념사업회 정삼조 회장은 "문학제가 열리는 기간은 시인이 생시에 즐겨 노래한 녹음과 햇빛이 가장 좋을 때"라며 "시인이 남긴 체취를 살피기에 좋은 계기가 되는 이번 문학제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재삼 시인은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4살 때 한국으로 건너와 사천 삼천포에서 자랐다. 생전에 맑고 순수한 영혼과 소박한 생활철학을 절절하게 시로 엮어내어 우리나라 문학에 풍요로움을 더한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섭리>, <정적> 등이 추천되어 등단했던 박재삼 시인은 가난과 설움에서 우러나온 정서를 아름답게 다듬은 언어 속에 담아내고, 전통적 가락에 향토적 서정과 서민생활의 고단함을 시속에 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시집 <울음이 타는 가을강> <춘향이 마음> <천년의 바람>, 수필집 <아름다운 삶의 무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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