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실력 있는 교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15일(토)은 제 29회 스승의 날이다. 1965년에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하였다가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은 뒤 1973년, 국민교육헌장 선포일인 12월 5일에 통합 폐지되었고, 1982년부터 다시 채택되어 오늘에 이른다. 1982년 제 1회 스승의 날에, 교사의 기본규범, 자질, 소양, 책임, 역할 등을 담은 사도 헌장을 선포했고, 오늘까지도 사도헌장에 담긴 내용은 교사들의 기본 자질을 가름하는 기본 규범이 되고 있다. 더불어 정부와 사회각계에서 스승에 대한 존경 풍토와 교권확립을 위해 애써 온 것도 사실이다.

선생님은 누구보다 깨끗하고 정의로워야

하지만 스승의 날에 선생님들의 학교 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언제부터인가, 스승의 날이 교사들로 하여금 진정으로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끼기보다, 턱없이 선물이나 받고, 촌지가 오가는 오명의 날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교사들에게 줄 선물이나 촌지로 고민이 적지 않았다. 급기야 사회일각에서는 일부 교사집단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여겼고, 자식을 맡긴 교사를 백안시했다.

▲ 아이들의 정성과 애교에 스승의 날은 그래도 즐겁다. 출입문에 풍선과 꽃길을 만들었다. 풍선길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국민들은 어느 누구보다 교사의 높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 곳곳이 부패와 비리로 얼룩져도 자기 자식을 맡긴 선생님만은 깨끗하고 정의로워야 한다는 국민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다. 이런 사회 분위기와 국민들의 열망에 발맞춰 교사 스스로 자성해야 할 부분이 적잖이 있을 것이고 이런 국민과 사회의 열망에 부응하여 교사들은 부단히 자정노력을 기울이고 더불어 전문성을 기르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교육계에는 아직도 교사는 있되 스승은 없다는 자조가 있고, 교육계에 누적된 비리와 부패로 인해 올해의 국가 3대 부패척결 대상에 교육부분이 걸려들었다. 가르치는 일에 열중하는 대다수 평교사들에겐 매우 기분 나쁜 소식이다. 교육 집단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국민들의 시선은 요 몇 년 사이에 스승의 날을 두고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다. 스승의 날을 아예 없애 버리자든지, 감사와 존경의 참된 뜻을 살리기 위해 학기가 끝난 2월 말로 하자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 교사들은 상한 자존심으로 인해 스승의 날에 임시휴교를 해서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만남자체를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스승의 날이란 말 자체가 귀에 거슬린다.

▲ 일부 학교에서는 간단하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갖고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숲길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정당국에서는 권력형비리, 토착비리, 교육계비리를 올해 3대 비리척결 대상으로 정하고 칼을 빼들었다. 이참에 잘 됐다. 모든 교사들은 바란다. 이왕 칼을 뺀 이상 교육계에 도사리고 있는 각종 부정 부패, 비리를 확실하게 속 시원히 도려내 주기를 소망해 마지 않는다.

승진과 전보와 관련된 인사비리, 학교급식납품과 관련된 비리, 각종인허가비리, 크고 작은 학교공사와 관련된 리베이트 비리, 예산 부실 운용 및 빼돌리기 비리, 사립학교의 채용 비리 등, 사실 일부 선출직 교육감과 교육계 관리직에 국한된 비리로써 일선 교사들과는 크게 관련 없는 각종부정과 비리들로 전체 교육계가 주눅 들고 욕먹고 있다.

일전엔 공정택 전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 과정과 인사와 관련된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가 하면 속칭 하이힐 사건 이후 다수의 서울시 교육청 관내 교장을 비롯한 장학관들이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검찰에 소환 조사 내지 구속되기도 하였다. 현직 학교장 2명은 비리와 관련하여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도 일어났다.

도덕적으로 더욱 단련되고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이후 각 시도 교육청엔 각종 비리신고 센터가 설치되고, 몇몇 시도교육청은 일선 교사들의 촌지 수수관행을 없애기 위해서 일정액 이상의 촌지 수수사실이 적발되면 해임 정직 파면 등 중징계토록 조례를 정했다. 낯 뜨거운 일이고, 교사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

오늘날 교사라는 직업은 우리 사회가 가장 선망하는 직업 중의 하나이고, 교사가 되는 교사임용 고사의 경쟁률은 과거 인기 있는 몇몇 국가고시에 비견될 만큼 치열하다. 그런 선망과 치열함 끝에 교사의 길에 접어든 이상 자신의 열정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실력 있으며 올바른 심성을 지닌 2세를 키우고 가르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일 일이다.

그 동안 교육계에 불어 닥친 시련은 교사들을 더욱 단련시키고 거듭나게도 했다.

내년 스승의 날엔 우리 교육이 반듯하게 제자리를 잡고, 학생들의 감사함과 스승의 보람이 한데 어울려 한바탕 축제의 장을 열어 보자. 당장 눈앞에 닥친 6·2 지방선거 교육감 후보 중에서 깨끗하고 능력 있는 교육감을 선출하는 일에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겠다. 좋은 교육감을 선출하여 매년 스승의 날에는 우리 아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신나게 한번 놀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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