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원 2차공판 ... 4시간반 마라톤 진행


강기갑 국회의원의 사전선거운동 여부를 판가름하는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5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2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승객들이 시내버스를 무료로 이용했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뜨거운 쟁점이었다.

이날 검사가 요청한 증인은 21명. 이 가운데 17명이 출석했다. 증인 대부분은 사천지역 시내버스운송업체인 삼포교통 관계자와 지난 3월8일 열린 민주노동당 당원필승결의대회에 이 업체 버스를 이용해 참석했던 승객들이었다.

검사는 증인심문을 통해 '승객들이 돈을 낸 적이 없고 누군가 돈 거두는 모습도 본 적이 없다'는 증언을 확보하려 애썼다. 반면 강 의원의 변호인단은 '단지 못 봤을 뿐이지 다른 사람이 돈을 내거나 걷었는지는 모르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이날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민노당 당원필승결의대회를 위해 특별히 운행된 시내버스는 강 의원의 선거사무장의 요청에 의해 삼포교통이 5대를 배차했고, 1대 당 12만원의 운임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공유되었다.

하지만 이를 문서화 하지는 않았고, 행사 당일 오후에 31만3000원, 그리고 다음 날 20만3000원이 사무장을 통해 삼포교통에 전달됐다. 이는 버스5대 60만원의 운임료에 비하면 부족한 돈이었지만 이후 삼포교통이 돈을 더 달라는 요구는 하지 않았다. 운임료로 받은 51만6000원 중에는 1000원짜리 지폐가 다소 섞였더라는 게 삼포교통 소장의 진술.

당일 승객이었던 증인들은 대부분 버스요금을 내지 않았다고 했지만 일부는 요금함에 돈을 넣었다고 했고, 버스기사 대부분은 "돈을 내거나 누군가가 돈을 걷는 장면은 못봤다"고 진술했다. 다만 기사 1명은 "승객들이 누구는 1000원 내었고 누구는 1500원 내었다는 식의 대화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반복한 것이다.

승객 증인들은 대부분 경로당에 갔다가 재미 있는 구경이 있다는 얘기에 따라 나선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60,70대 노인들이 많았고 그 중 다수는 할머니들이었다. 버스에는 보통 20여명이 탔고 어떤 차는 30명을 넘겼다.

증언에 나선 승객들은 대부분 연세가 높아 당일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고, 버스업체 관계자들은 경찰진술과 검찰진술 그리고 법정진술에 약간의 차이가 있음이 변호인단에 의해 지적되었다.

이날 공판은 오후2시에 열려 저녁6시30분을 훌쩍 넘기고 끝났다. 증인이 17명이나 되었던 게 이유다.

이에 주심을 맡은 박효관 판사는 다음 번 공판기일이 일주일 뒤인 12일임을 확인하며 "신속한 진행을 위해 검사측과 변호인측이 꼭 필요한 증인만 골라 불러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다음 공판에 출석 예정된 증인은 검사측 13인, 변호인측 7명이지만 판사의 요구대로 양측이 조정할 경우 출석 증인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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