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망률 10% 줄이기’ 소방청 혼자만의 외침 아니길...

이창화, 사천소방서장
1996년부터 2010년, 우리나라가 OECD회원국이 된지 14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치, 경제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더구나 올해 2010년은 OECD회원국 중 최고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성장한 배경에는 우리나라 부지런한 국민성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의 안전수준은 어떤가.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최고수준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자랑스럽고 많은 개발도상국들의 선망의 대상 이지만 부끄럽게도 안전사고 사망률 역시 OECD회원국 중 최고수준이다. 국가경쟁력은 선진국이 되었지만, 안전에 대해서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인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불감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화재로 인한 안전사고를 보면 2008년 4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와 물류센터 화재 2건 및 지난해 11월 14일 일본인 관광객 등 15명이 사망한 부산사격연습장 화재 등 최근 3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전국 평균 434명, 우리가 속한 경남도는 평균 34명에 달한다.

이처럼 매번 반복되는 인명사고를 줄이고자 소방방재청에서는 금년 말까지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10%이상 줄이기 위해 금년을 「화재피해저감 원년의 해」로 지정하고 지난 3월 6일 전국 소방관서장 220명을 참석 시켜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 했다.

소방방재청은 각 소방관서에 전략상황실(War-Room)을 설치하고 소방작전/전술의 개발, 구급대원의 전문성 강화, 비상구안전관리, 현장도착시간단축 등을 추진하며, 금년을 시작으로 향후 2015년까지 안전사고 사망률을 OECD국가의 15위 수준까지 저감시킬 원대한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이처럼 소방관서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우리나라의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내리려고 노력중이지만 되돌아오지 않는 혼자만의 외침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은 어제 오늘 지적되는 증세가 아니다. 개인의 병은 개인의 불행이지만 사회에 만연된 병은 대한민국 전체의 불행이다. 근본적으로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치료되지 않으면 화재발생률을 줄일 수도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줄일 수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소방관서의 화재와의 전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비단 소방관들만의 전쟁이 아닌 전 국민이 함께 화재와 싸우는 전쟁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화재예방노력 및 소방차량의 출동 시 길을 열어 주는 등 후방지원이 있어야 최전방에서 화재와의 전쟁을 치루는 소방관들이 힘을 얻고 화재와 싸워 이길 수 있는 것이다.

소방관들의 화재예방홍보 및 화재진압 등의 노력이 혼자만의 외침이 되지 않고 메아리가 되어 국민 인식의 전환과 함께 느끼고 협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화재로 인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감소되고, 그 결과 소방방재청이 제창한 화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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