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경영악화 등 이유로 관련 사업 중단 상태
‘부진 공약 포기 결정 쉽게 한다’ 비판 목소리도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사천시가 민선 8기 박동식 시장 공약 중 하나인 ‘사남 월성~화전간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박동식 시장이 자신의 공약을 폐기한 셈이다.
시는 9월 7일 2023년 3분기 민선 8기 공약 이행평가단 회의를 열어, 사남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 폐기를 공식화했다. 앞서 사천시는 우주항공 관련 기관 유치 공약을 통·폐합하고, 전문의료기관 유치(심뇌혈관센터, 모자보건센터) 공약을 폐기한 바 있다.
사남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공약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모든 시장후보가 공약에 포함했던 사업으로, 사남면 이장단의 공약 제안에 후보들이 수용했던 사업이다.
시는 △2018년 9월 타당성조사 연구용역 당시 B/C(비용 대 편익) 분석에서 경제성이 낮게 나온 점 △전 구간 지중화 추진시 막대한 사업비(지자체 50% 부담시 327억원 추정) 소요 등을 이유로 공약이행 평가단에 공약 제외 안건으로 올렸다. 공약이행 평가단은 “이해당사자들이 전 구간 이설을 요청하는 사항으로 전 구간 지중화 추진시 막대한 사업비(지자체 50% 부담시 327억원 추정)가 소요되므로 시에서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공약 제외를 의결했다.
시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의 경영악화를 이유로 전국 지중화사업이 2022년 8월부터 일시 중단된 상태다. 시는 그동안 송전선 지중화와 관련해, 한전에서 공사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방안을 요청해 왔다. 이날 평가단 회의에서는 사남면행정복지센터 그린 리모델링 추진 사업을 사남면행정복지센터 신축 사업으로 공약을 변경 결정했다.
공약 이행평가단은 공약사업이 목적대로 이행되었는지를 수시로 평가하고, 공약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조직됐다. 평가단은 공약 추진 여건 변화에 따른 공약 내용 변경, 제외 사유 발생 시 변경 심의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몇 달 사이 부진 공약 제외 결정이 잇따르자, 당장 시행이 어렵거나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을 너무 쉽게 폐기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사남면 고압 송전선 지중화 공약 폐기와 관련해, 일부 사남면민은 “시장 공약으로 채택했을 때는 시가 어렵더라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했는데, 너무 빠른 폐기가 아쉽다. 이행하기 쉽지 않은 공약이라도 시민과 약속이지 않았나”라며, 공약 제외에 아쉬움을 표했다.
사천시 사남면의 화전, 병둔, 도동, 월성, 곡성 5개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2월 ‘사남면 송전선로 지중화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송전선 지중화 요구를 계속해왔다.
5개 마을 주민들은 “한전이 30년 전 송전 철탑과 선로 공사를 하며 ‘10년 뒤엔 지중화하겠노라!’ 약속해 놓고는 20년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천시는 “민선8기 박동식 시장 공약사항은 당초 106건 중 공약 통·폐합 2건, 공약제외 3건으로 2023년 9월 현재 101건의 사업을 추진 중이며, 공약완료 12건, 정상추진 85건으로 평균 40% 이상의 이행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사천시는 ‘항공우주부품연구센터’, ‘항공우주벤처타운’, 항공 ICT 융합센터’ 유치 등 우주항공 관련 기관 유치 공약을 우주산업클러스터 구축으로 통폐합한 바 있다. 심뇌혈관센터, 모자센터 등 전문의료기관 유치 역시 실현 가능성과 인근 지역 의료 접근성 등을 종합 판단해 공약을 폐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