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오른 로마시대 검투사!

3월5일, 오늘은 사천 장날이라 마트가 아닌 시장으로 갔습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제가 재래시장 그것도 장날을 찾아 굳이 장을 보는 이유는 다름 아닌 게를 사기 위해서입니다.

얼마 전에 마트에서 게를 봤는데, 우리집 아이가 "엄마, 게장 먹고 싶어요. 게장 안 담궈요?"라고 묻는 것 아니겠어요?

6살, 4살인 두 아들이 얼마나 엄마표 게장을 좋아하는지, 게딱지까지 쪽쪽 빠는 모습이 떠올라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장으로 갑니다.

그래도 평소보다 장날이라고 사람 내음새가 찐득하니 나네요. 단골로 가는 아줌마에게 게를 사, 아이들 먹일 생각에 한걸음에 달려와 게를 손질합니다.

게 전용 칫솔로 게딱지며 배, 다리를 씻고 하나하나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을 해 생명이 쬐금이라도 남은 것은 게장용으로, 남은 놈은 저녁에 먹을 된장국용으로...

제법 큰 놈을 잡고 칫솔로 배를 문지르고 있다가 문득, 정말 갑작스럽게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요?

스파르타쿠스가 왜 떠 올랐을까요, 로마시대 검투사가!

 

원형경기장에 검투사로 경기를 치르기 전날. 스파르타쿠스가 태어가 처음으로 귀족같은 대접을 받는다. 목욕을 시켜주며 군침도는 돼지고기며 닭고기에, 푸-욱신한 침대에서 그야말로 잠을 잔다.

다음날이면 다른 검투사를 죽이든 아님 자신이 죽든...

죽음 직전에 그렇게 분에 넘치는 대우를 받는다, 로마 귀족의 쾌락을 위해!

 

아-야!

이 큰 놈이 내 약지를 물었습니다. 잠깐 스파르타쿠스를 생각하는 틈에 이 놈이 날 공격한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할까? 로마시대의 스파르타쿠스가 여기 게로 나에게 온 것이 아닐까? 아이들 먹일려고 이렇게 깨끗하게 손질하는 나를 게는 뭐라 그럴까?'

죽기 전에 생애 최초이자 최후로 자신의 몸 구석구속 목욕시키는 날, 기-인 숨을 내쉽니다.

아직도 씽크대 속에선 꼼지락 꼼지락, 게장 통에도 된장국에도 들어가지 못한 게들이 자꾸 나를 부릅니다.

씽크대 쪽으로 가야할지 아님....

비는 화-악 뿌리지도 못하고 부슬부슬 모양만 내고 있네요,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