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및 소프트웨어공학부 교수
김해동 경상국립대학교 항공우주 및 소프트웨어공학부 교수

[뉴스사천=김해동 경상국립대 교수] 지난 2월 25일부터 사천시 상공회의소는 ‘우주항공청 특별법 조기 제정 촉구’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 3월 2일 관련 특별법 입법예고에 앞서 선제적으로 시민운동을 시작한 것은 그만큼 사천시민들의 우주항공청 연내 설치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앞서, 사천시는 지난 12월 29일부터 우주항공청 설립 후보지 추천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용역을 통해 청사 입지 선정 기준 제시, 후보지별 입지여건 분석, 부지조성 비용 산정, 조성 절차 제시 및 후보지 입지 지역 기반시설 제안, 기존 개발사업과 연계 분석 등을 한다고 한다.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어느 지역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적 위기감 속에 우주항공청 유치는 사천시 그리고 경남도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우리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기회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이 절대적 기회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서명운동을 하고, 용역을 통해 정주여건을 마련하는 기초적인 노력 이외에 얼마나 짜임새 있게 미래 우주산업의 메카, 사천시로의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우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우주개발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그로부터 우주산업의 발전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학문적인 깊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천시민과 경남도민이라면 적어도 타 시도 지역민들보다는 이해도가 높아야만 한다.

단지 정부의 의지와 더불어 우리 지역민의 염원이 이루어져 우주항공청이 사천시에 유치가 되면, 나머지는 자연적으로 주변 환경이 업그레이드가 되고 우주도시가 될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과거와 현재 우주산업은 지구상에 있는 사용자 즉, 우리 인간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필요한 인공위성을 만들어 발사하여 운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미래 우주산업은 지구 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우주 공간에서 미세중력이라는 특별한 환경에서 지구상에서는 만들 수 없는 새로운 물질과 물건을 만들거나, 수개 월 동안 화성으로 여행 갈 동안 필요한 우주 바이오 기술, 자급자족을 위한 우주에서의 3D 프린팅 기술과 우주 농업 기술 등 우주산업의 영역이 지구 주위 우주를 넘어서야만 가능하다.

또한, 항공과 우주의 경계는 카르만 라인으로 불리우는 고도 100km(현재는 학문적인 논의를 통해 고도 80km로 변경하려는 추세)로 나누어지는 것처럼, 항공산업과 우주산업의 특성도 이해해야 한다. 한번 설계된 보잉 747 같은 항공기는 필요한 부품들을 대량 생산하여 조립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항공업체들이 수익을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은 각각의 임무에 따라 매번 새로운 설계를 하고 개별적인 제작을 해야만 한다.

물론 근 미래에는 우주선과 항공기의 개념이 혼합된 우주비행기가 개발되어 우주 공간까지 살짝 진입하였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내려와 대륙과 대륙 사이를(예를 들어 뉴욕과 서울 사이) 2시간 만에 갈 수 있는 하이브리드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이처럼 우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왜 우리 사천시에 우주항공청이 들어서야만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사천시와 경남도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우주산업의 중심 메카로 우뚝 서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우리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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